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욕으로 밖에 쓰이지 못하는 극우

감기군만쉐 2017. 2. 17. 23:42

요즘 들어서 박근혜-최순실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 세력을 들어서 저건 보수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극우라는 말을 곧잘 쓴다. 탄핵 반대 집회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역사 교과서 문제나 북조선 관련 문제와 관련해서 진보와 민주 세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곧잘 저건 보수가 아니라 극우라는 말을 했다. 이게 맞는 말일까? 일본의 극우를 생각해 보면 그들은 일본 자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일본에게 이익이 되기에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 진보 및 민주 세력이 지칭하는 극우의 경우 한국의 이익보다는 미국과의 동맹에 조금이라도 해가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난리를 피운다. 전작권 전환의 경우 주한미군이 정말 떠나는 것도 아니고 이에 의존해  비대칭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군을 다듬고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일 텐데도 극구 반대를 한다. 역사관의 경우 그것이 한국에게 이익이 되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일본을 상대로 좀더 강하게 나갈 수 있는 일제시대 당시의 피해를 어떻게든 축소하려고 노력하고 급기야 한국에게 별 도움도 되지 않고 피해자들만 울리는 협의만 계속해서 하고 있을 뿐이다. 이걸 우파라고 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들어맞지를 않는다. 박근혜-최순실 탄핵을 반대하는 게 우파일까? 박근혜-최순실 탄핵은 국회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합의에 이른 것이다. 기존의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진행되었고 여기에 별다른 토를 달 만한 사항이 없다. 박근혜가 대통령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 권력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고 뒤로는 최순실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주었으며 기밀로 되어있어야 할 정보들이 마구 세어나갔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나왔다. 이 모든 사항은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주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우파라면 이런 체제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탄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체제를 완전히 부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박근혜-최순실을 지키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걸 극우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왕정주의 시대라면 모를까, 정부를 견제하는 국회 고유의 기능을 부정하는 것이 극우일 수 있을까? 언론에 나오는 모든 증거들을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다며 모두 부정하는 것이 극우일 수 있을까? 이런 괴상한 프레임 설정 덕분에 좌와 우를 명확히 나눌 수 없게 되고 민주 및 좌파 세력에게는 보수가, 자유당 및 바른정당 쪽에선 좌파가 욕이 되어버린다. 



이런 가르기가 계속되니깐 상대방을 정확히 인식할 수 없고 상대방과 의사를 교환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결국 민주주의의 기능은 쇠퇴하게 되고 차라리 독단적인 누군가가 일을 처리해 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런 결과 나오는 것이 인기영합주의에 힘입어 당선되어선 결국 나라 망신을 시키는 박근혜-최순실, 트럼프 같은 사람들인 것이다. 보수적 의제를 미는 것이 우파, 진보적 의제를 미는 것이 좌파가 아닌 박정희를 좋아하면 보수, 김대중·노무현을 좋아하면 진보(우파도 많이 나오는 말이 아니지만 좌파는 아예 입 밖에도 내지를 못한다.)식의 설정을 언제까지 할 건지...



그냥 저기가 쪽수가 많으니깐 붙은다고 하면 솔직하게 받아들이겠다. 그게 민주주의인지 뭔지는 차치하고...


북조선이 껍데기만이라도 공산주의를 하고 있으니 그런 걸까 87년 민주화운동 이후로 삼십 년의 세월 밖에 지나지 않아서인 걸까? 여전히 한국에서 좌우의 구분은 괴상하게 흘러가기만 한다. 뚜렷한 구분보다는 흐리멍텅함을 내세우면서 좌파는 좌파로 보이기를 꺼려하고 중도 및 중도 우파는 박정희 옹호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해 안달이 난다. 뚜렷한 좌파들은 사람들의 발길질을 받으니깐 더욱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틈을 타 기회주의자들은 뚜렷한 우파에 빌붙어 사리사욕을 채운다. 혁명을 하고 싶다면(할 수 있을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지만) 이들을 제대로 포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제대로 포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체 뭘 바로 잡겠다는 것인지... 시각장애인이 코끼리 코를 잡는다고 해서 코끼리가 잡힌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