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의원내각제를 아십니까

감기군만쉐 2017. 6. 4. 12:09

야당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못할 점만 트집을 잡아서 오히려 후보의 정신적 상처만 후벼팠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서 사람들이 상당히 격분을 했다. 특히 위장전입의 경우 아내의 암 투병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나오면서 완벽한 역풍 생성기를 만들어내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를 가지고 이래 가지고 어떻게 내각제를 하냐고 난리를 피우는 사람들이 나왔다. 이게 내각제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의원내각제는 내각을 국회에서 제1당을 차지한 당에서 자체적으로 총리를 선출해서 올리는 방식으로 지금의 대통령제와 다른 건 지도자를 시민들이 직접 뽑는가, 아니면 시민들의 지지가 가장 높은 정당이 간접적으로 뽑는가의 차이이다. 장관이 국회의원 내에서 나오지만 꼭 그 안에서만 뽑으라는 법도 없고 지금 한국에서도 이견이 있긴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장관으로 채용될 수 있다. 이게 이번 청문회하고 무슨 관련인 건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의원내각제를 해도 지금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고 그럼 역시 여당 야당 간의 다툼이 있을 것이다. 청문회에서 뻘짓을 하는 정당은 지지를 받기 힘들어지고 그럼 의원내각제가 들어선다 한들 정권을 잡기 힘들어진다. 그럼 문제가 없지 않나. 뻘짓을 한 정당이 의원내각제를 통해 정권을 잡는다 해도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시민들은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다.(저런 말을 올리는 사람들은 혹시 국회의원 몇십 명이 모여서 이 그룹은 법무부 장관, 이 그룹은 여성부 장관 그렇게 하는 건 줄 아는 건가?)

난 기본적으로 의원내각제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자민당 일당독재나 다름이 없는 일본이나 보수당이 정권을 내주는 일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영국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독일과 같이 시민들의 정당지지율이 의석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의원수를 시민들의 수에 맞춰서 대폭 늘리고 상원 하원 제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런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지금의 개헌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면 이런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너무 한정된 팔로잉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뭐 똑똑한 사람들이 나서서 저런 말을 퍼뜨리고 있으니 내가 뭐라고 하든말든 사람들은 다 의원내각제 도입 아웃이나 외치고 있겠지. 양념에 길들여지면 다 멍청이가 되는 걸까? 멍청이들 지켜봤자 지치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