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서지 못함

감기군만쉐 2017. 5. 16. 03:13




공현/전누리 저 <우리는 현재다> 중에서


여기에 나온 건 나도 청소년에 해당했을 당시고 머리를 짧게 깎고 학교에 다니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이렇다 할 만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기였다. 하지만 책에 의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참여했다고 한다. 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학교가 변두리 지역에 있고 학생회가 딱히 눈에 띄는 활동도 하지 않았던 곳이어서 그랬던 걸까? 난 언제나 이런 식으로 선두에서 물러나 사람들이 싸우는 걸 지켜보기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인지도. 것인지도가 아니라 맞다. 비단 이런 운동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난 선두에 나서길 꺼려했다. 그래서 다들 나를 믿지 않았던 것 같다. 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했을 뿐이고. 이걸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