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에스컬레이터

감기군만쉐 2017. 4. 3. 14:37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아무리 봐도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열심히 에스컬레이터를 걸어내려 간다.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내려가는 걸 굳이 다리가 불편한 걸 참으면서까지 걸어서 내려가야 되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외에도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고 서있는 채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잘못을 하고 있다는 듯 당연한 절차인 것처럼 서있는 사람을 밀치고 내려가는 개새끼도 있고. 정말 급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는 시간과 지하철이 역에 오는 간격을 생각해보면 서서 내려가는 것 때문에 더 일찍 역에서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고 해봤자 끽해야 한 차량 놓치는 정도이다. 서울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이고 아무리 오랫동안 기다린다 한들 십 분 정도만 기다리면 탈 수 있다. 보통은 오 분 내로 다음 차량이 오고. 에스컬레이터를 열심히 걸어서 내려가봤자 서서 내려간 사람과 같은 차량을 타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뭐가 그렇게 급하기에 서있는 사람을 밀치고 가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십 분만 더 늦게 가면 큰일이 날 상황에 처한 사람이 그러는 거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에스컬레이터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수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그런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할 수 있는 건지... 참 다이나믹한 도시다. 

에스컬레이터를 어떻게든 걸어가야 되겠다는 사람들 덕분에 오히려 서서 가는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조금이라도 이용하면 금방 알 수 있지만 에스컬레이터마다 오른쪽에 사람이 몰린다. 언제부턴가 정해진 괴상한 규칙에 따라서 오른쪽에만 서서 가기 때문이다. 반면에 왼쪽은 훤히 뚫려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다고 거기에서 서서 가면 당연하다는 듯이 나중에 온 걸어서 가는 사람이 비키라고 한다. 왜 비켜야 되는 건지 전혀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관리하는 쪽도 두 줄로 타기 운동 같은 걸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돈낭비


나 같은 경우 실제로 왼쪽에 서있다가 나중에 온 걸어가는 사람에게 훽하니 떠밀린 경험도 있다. 그 이후로 왼쪽에 서기를 포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법이라고 우기는 세상에서 나의 상식 따위는 쓰레기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으므로. 그 이후 지하철 이용 자체를 별로 하지 않는다. 버스라고 이용하기 편한가 싶지만(더 불편한 점도 많고)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이용을 고려할 때 매겨지는 점수에서 상당한 감점을 주면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