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타자를 배척하는 민주주의

감기군만쉐 2017. 3. 31. 02:40

페이스북에선 매일 지난 해의 오늘 어떤 글을 올렸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냥 찾아가고 싶은 날짜를 바로 찾아갈 수 있게 해주면 안 되는 건가 싶지만... 이 년 전 오늘 썼던 글을 봤다가 신박한 논쟁이 붙게 되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때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방송을 찾아내 망신주기가 진보 언론의 유행코드(?)였을 당시 채널A에서 일베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을 기사로 썼을 때 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화는 이뤄질래야 이뤄질 수도 없었다. 그냥 쓰면안됨이란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댓글을 보았을 땐 그저 어이가 없었다. 물론 언론에서 정식 이미지를 쓰지 않고 그냥 아무 곳에나 돌아다니는 이미지를 쓴다면 문제일 수 있다.


3단계 데스킹 하겠다더니... 채널A, 또 일베 이미지 사용


하지만 문제가 되었다는 그림은 패러디 그림이었다. 인터넷에서 다들 올리는... 단지 일베의 상징인 베충이와 일베 애들이 등신같이 고집하는 손모양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난리가 났던 것이었다. 그림 전체를 보았을 때에도 이렇다 할 만한 문제가 없지만 그저 일베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의 그림은 문제가 있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https://www.facebook.com/OhmyNewsKorea/posts/1058553920825861


나의 의견은 정신적 장애인의 의견이란 평가(?)를 받았다. 타자를 배척하는 태도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듯...

마지막 의견은 그저 웃기기만 하다. 일베가 어떤 회사 같은 거라면 ppl 이야기가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혹시 오유가 들어가도 ppl이 되는 건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정신적 장애인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한 충격이 커서 이에 대해선 어떤 댓글을 달 만한 여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의 폐쇄집단은 빠르게 형성되고 있었다. 이런 움직임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그렇게 이견을 주고받을 일이 없는 사람들끼리 모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엔 경계가 생겨났다. 그렇게 서로 벽을 쌓고 대포를 쏘아대기 시작한 것을 보며 결국 사람들은 서로의 손을 잡을 생각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간의 의견이 오가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있으나 마나이다. 그럴 경우 차라리 독재가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한 독재는 엄청나게 희소한 확률로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만들고 유지하려 하는 것인데... 하긴 이런 말을 계속 써봤자 먹물 소리 밖에 안 듣나? 난 먹물 소리 들을 정도로 지식을 쌓은 것도 아니고... 

어쨌든 참 더러운 기억이 되살아나 기분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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