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꿈/우에사카 스미레

우에사카 스미레 - <20世紀の逆襲>에서 읽어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표현자 스미페의 정체

감기군만쉐 2018. 9. 9. 13:12



우에사카 스미레가 새 앨범 <20世紀の逆襲>을 발매했다.


우에사카는 2014년 1월에 1980년대 재패니즈 뉴웨이브에 러시아 민요 <코로베이니키>를 도입한 데뷔곡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와 차이니즈 스케일 멜로디와 전자음이 귀에 맴도는 테크노팝튠, 1980년대 아이돌 가요를 오마쥬하는 등 자신의 취미세계를 카탈로그처럼 담아낸 첫 정규앨범 <革命的ブロードウェイ主義者同盟>를 발매했다. 그로부터 이 년만인 두 번째 앨범이 될 이번 <20世紀の逆襲>에서는 그 내용을 크게 바꾸어냈다. 이미 발매된 곡들과 함께 담길 신곡은 경질(硬質)적인 록튠과 일렉트릭이 섞인 팝 가요와 함께 21세기를 사는 우에사카가 잡다하면서도 아름다운 20세기 풍경에 대한 동경과 그러면서도 지금을 살아갈 것을 부드럽게 하지만 확고하게 맹세하는 결의를 노래하는 노래들로 채워졌다. 간판에 꾸밈 없는 개념을 담아낸 앨범 한 장이 만들어져 있다.


음악 나탈리 통산 일곱 번째인 우에사카 스미레 특집에서는 20세기 후반 가면 라이더 디케이드가 시작된 1991년에 태어난 우에사카의 20세기관과 21세기관을 중심으로 하여 앨범 <20世紀の逆襲>이 가진 매력에 다가가 보았다.


취재·글/ 나리마츠 테츠 촬영/ 츠카하라 타카아키

스타일링/ 사노 나츠미

헤어메이크/ 카쿠모토 아야카 


마루오 스에히로를 자기 방 책장에 꽂는 승부


-이번 앨범 제목은 <20世紀の逆襲>. 과거에서 현재를 향해 역습을 걸어오는 의미인 거죠?


그렇죠.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20세기는 실감이 거의 없는 시대여서 그야말로 미키모토(하루히코) 선생님이 그려주신 재킷 그림 같은 거예요.


-1970~80년대에 봤을 법한 SF나 미래상상도 같은 그림이네요.


그런 조금 가공된 것 같고 게다가 멋진 시대가 제가 본 20세기인 것 같아요.


-그런데 재밌는 게 우에사카 씨가 작년 12월에 하나야시키에서 했던 24세 생일행사 제목이 <무찔러라!! 23세>(참조: 생일 깜짝행사에도 놀라지 않던 스미레, 러시아 노래와 만쥬가 나오자 눈을 번쩍 뜨다). 한 달 전에는 그 과거를 타도하려고 했잖아요.


그러고 보니!(웃음) 행사 제목은 스태프 분이 "생각해 주세요"라고 하시길래 십 분 정도 생각하고 정한 건데 뭐가 심층심리 같은 게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네요. 20세기는 저에게 있어서 멋진 시대였지만 스물세 살 때의 추억, 바로 지난달의 추억을 미화하기엔 너무 선명하달까요? 제가 74세 정도 되었을 때엔 아름다웠던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직 너무 생생해서 곱씹어봐도 좋은 일이 없어서 "무찔러라!!"라고 말한 것 같아요.


-그럼 예를 들어 십 년 전, 열네 살 때 추억은 미화할 수 있어요?


그 때 추억은 스물세 살 때 추억과 같아요. 아직 머릿속에 엄중히 봉인해 놓고 있어요. 잡지에서 "본지 첫 등장!" 식으로 취재를 해오실 때 정해진 것처럼 성장과정을 물어오시는데(입을 삐죽거리며) '위키 내용을 베껴오면 될 걸 가지고 왜'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웃음)


-죄송해요. 음악 나탈리도 "첫 등장!" 때에 대놓고 물어봤네요.(웃음) 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 대담)


하지만 최근엔 '추억 중에 쓸 만한 것도 있구나' '완전히 버리려고 해도 뭔가 남아있기도 하네' 싶은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당시엔 마루오(스에히로) 선생님 만화를 사면 무사히 방의 책장에 꽂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승부를 펼치고 있었는데...


-승부? 누구하고요?


어머니하고요.(웃음) 21세기에 들어와서 저도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다니기 시작하자 집에 돌아올 때마다 "뭐 사왔어?"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 결과 가방 안에서 마루오 선생님 만화가 나오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거실을 감싸고...(웃음) 하지만 그 때의 어색함과 집념 같은 것이 이번 앨범 재킷을 선생님이 그려주시는 인연이 되었다 생각하니 당시 추억 속에서 쓸 만한 게 있구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십수 년 전 추억은 대체적으로 아직 미화하기 힘드네요.(웃음)


-100% 멋진 추억은요? 예를 들어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라든가 성우로서의 경력을 시작했을 때라든가 가수 데뷔했을 때라든가요.


그런 쓸 만한 구석이 잔뜩 있는 추억 속에서도 버려야 될 구석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저는 공모추천입시를 통해 대학교 러시아어학과에 진학했는데 그러는 한편 다른 대학교의 소개 프로그램도 가봤고 센터시험도 봤어요. "수험"이나 "합격"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 소개 프로그램에서 "반짝반짝거리는 대학교 생활!" 같은 걸 보고서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센터시험 날에 수험표를 잊어먹어서 담당 분께 엄청 폐를 끼친 적도 있었던 것 등 자신이 저지른 죄 같은 게 떠오를 수밖에 없는 걸요.


괄호 채우기가 얼마 없는 연표 


-그 "버려야 될" 추억을 버린다. 좋지 않았던 건 확실히 잊고 인생의 좋은 측면만 보며 나날을 보낸다, 어떻게 보면 건강한 삶이란 게 어려워요?


확실히 '죄에서 도망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십자가를 짊어지기만 하는 것도 무겁단 말야' 같은 생각도 하지만 "대학교 입학" 같은 연표에 쓰여질 법한 목차를 떠올릴 때마다 각 목차 뒤에 제가 모르는 괄호 채우기가 한가득 달라붙어서 오더라고요...


-어렵게 사시네요.(웃음)


리얼충·파티 피플 같은 삶을 살며 인생의 양지만을 걸어가는 분들로선 절대 감당할 수 없겠지 싶긴 해요.(웃음)


-하지만 인터넷 은어 같은 "리얼충"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우로서 매분기마다 다양한 역을 연기하고 있고 가수로서도 이렇게 정규앨범까지 낼 정도니 "현실을 충실"하게 보내잖아요?


그래서 성우 음악 일을 하게 된 뒤로 세상은 리얼충이나 파티피플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것 같아요. 나에게도 나 나름대로 머물 곳이 존재하긴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단지 괄호 채우기가 얼마 없는 시대를 동경하는 것뿐이죠.


-그 괄호 채우기가 얼마 없는 시대가 20세기이며 그렇기에 앨범 제목을 <20世紀の逆襲>으로 했다 이런 건가요?


그런 거죠.


-하지만 우에사카 씨는 1991년생이에요. 열 살까지는 20세기였잖아요? 당시 연표에는 괄호 채우기가 별로 없어요?


그 때엔 아직 양친과 선생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았거든요.(웃음)


-아하하하하(웃음) 집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는 아이가 아니었다는 거군요.


착한 아이였죠.(웃음)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인상일지도 모르겠는데 1990년대는 20세기 같지 않았달까? 어떻게 보면 21세기의 일부였던 것 같아요. 인터넷이 이미 있었고 휴대전화도 보급되기 시작했잖아요.


-부정적인 이야기지만 1991년에 버블이 터진 이래 지금까지도 경기는 나쁜 채로 있죠. 불경기가 시작한 1990년대는 "잃어버린 십 년"이라고 불렸는데 2000년대가 되니깐 그게 "잃어버린 이십 년"으로 연장되었어요.


저희 세대는 태어났을 때부터 잃어버리기만 했으니깐요.(웃음) 이번 앨범은 그런 21세기를 살아가는 제가 20세기라고 하는 체감상 잘 알지 못하는 시대를 동경하는 그런 작품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녹음할 때에도 그랬고 다시금 들어봤을 때도 그랬고 성장과정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에도 말했던 중학생 시절 인터넷으로 쇼와 광고 영상이나 아이돌 가수 동영상을 찾아다닐 적에 익혔던 감각과 비슷한 감각이 되살아나더라고요.(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 대담)


야쿠르트병으로 만든 로봇과 같은 연구


-확실히 이 앨범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에사카 스미레와 <20世紀の逆襲>이란 이름 하에 모인 "20세기적인" 노래들이 이루는 균형감이 재밌게 느껴지는 음반이에요. 앨범용 신곡의 목소리와 악기가 섞이는 형태가 독특해서 좋았어요. 1~3장으로 연작을 이룬 <20世紀の逆襲>은 하나같이 비뚤어진 라우드락 같은 기타연주를 전면에 내세운 하드락 튠이고...


곡조도 가사도 게임 끝판왕전 같달까? 테제가 강해요. 특히 1장은 "밀고 나간다!"스러운 곡이니깐요.


-게다가 "일부러" 귀엽게 부르는 우에사카 씨의 목소리가 실려 있죠.  


야쿠르트병으로 만든 로봇 같았어요.(웃음)


-엥!?


곡조와 가사를 따라 하드락처럼 보이고 멋진 노래를 부를 수 없으니 그만큼 연구를 한 결과랄까요? 원래는 양철 장난감 로봇을 만들고 싶었지만 양철이 없으니 야쿠르트병으로 만들자, 같은 연구를 한 결과 찾아낸 답이라고 생각해요.


-하하하하(웃음) 그럼 일렉트릭팝 노래인 < 繋がれ人、酔い痴れ人。>에서 나오는 약간 콧소리를 내는 어른스러운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노랫소리나 <全円スペクトル>의 감정이 강하게 실려나오지는 않으면서 약간 기계적인 노랫소리도요?


연구의 산물인 거죠.


-하지만 그 연구하는 방법을 사실 이번에 발견한 건 아니죠? 2014년에 나온 첫 앨범 <革命的ブロードウェイ主義者同盟>을 발매했을 때도 블랙아방 같은 곡에 키쿠치 모모코 씨의 아이돌 가수스러운 목소리가 실린 라 무를 언급했었고요.(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革命的ブロードウェイ主義者同盟> 대담)


그랬죠. 그렇게 확연히 의식한 적은 없었는데 어디까지나 형이상학적인 이야기이고 지금 말을 들어봐도 딱 떠오르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라 무 같은 걸 지향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 이 앨범은 사실 이 년 전부터 지향해온 하드락과 일렉트릭이 섞인 곡에 귀여운 노랫소리가 실린 "우에사카 스미레 스타일"의 한 완성형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아하~


-어라? 완전히 다른 사람 이야기처럼 되었어요. (웃음)


항상 "어떻게 부르면 나답게 게다가 즐거운 곡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공부에 집증하려고 하지만 "난 이런 가수가 되고 싶어!" "난 이 노래를 듣고 싶어!" 같은 욕구는 크지 않고 목표로 해야 할 스타일 같은 걸 아직 명확히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만세! 일 이야기가 들어왔다! 


-"제 노래를 들어주세요!" 같은 욕구가 크지 않다면 왜 CD를 발매해서 무대에 서는 건가요?


동지제군(※ 우에사카 팬의 통칭)을 괴롭힌다든가...가 아니라(웃음) 동지제군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겠죠. 하나야시키 행사가 완벽하게 그런 부류인데요, 제 공연과 행사는 마을 아이들의 친목단체 방식이랄까요? 착한 아이들과 함께 진행이라는 명목 하에 수다를 즐기면서 노래를 할 시간이 되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거죠.(웃음) 그걸 할 수 있으니깐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이유는 나중에 붙인 거죠? 공연을 개최하기 전에 데뷔싱글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를 발매했는데 2012~3년에 스타차일드에서 "CD 데뷔하지 않을래요?"라고 타진해 왔을 당시엔 어떻게 받아들인 건가요?


사실 "노래를 하고 싶어" 같은 욕구가 발단이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지금 냉정히 돌아보면 '만세! 일 이야기가 들어왔다!' 같은 생각이 최우선이었던 것 같은데.(웃음)


-아하하하하(웃음) 성우로서 경력을 쌓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타진해 왔으니 그렇겠네요.


녹음 일도 그다지 많지 않았거든요. ...아, 저, 스타차일드에 엄청 실례되는 말을 하는 건가요(웃음)


"일"에서 "무척 즐거운 것"으로 


-아뇨, 오히려 직설적이어서 좋은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일"로서 음악활동을 시작한 분이 삼 년 후에는 노래 방식을 확립하면서도 그 방식을 통해 노래하는 공연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네요. 게다가 2월에는 그 공연을 보기 위해 나카노 브로드웨이 선플라자홀에 이틀간, 즉 육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모이게 되네요.


확실히 성우 일로 바빠진 지금은 연기와 음악이 병렬화해서 양 바퀴인 것처럼 되어있으니 이제 음악활동은 단순히 "일"일 뿐만 아니라 "무척 즐거운 것"이 되었죠. 그 이유는 동지제군을 괴롭힐 수 있는 것도 있고,(웃음) 음악활동을 하는 성우 분이라면 모두들 할 것 같은 말인데 성우 일은 집에서 대본은 읽거나 녹음실에서 화면을 보면서 녹음을 하는 조용한 작업이 많아요.


-애니메이션 작품 무대행사나 애니메이션 잡지·성우 잡지 취재도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측면이 강하죠.


하지만 음악활동은 성우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노래 녹음은 녹음실에서 하게 되지만 그 후에 노래를 많은 분들 앞에서 부르며 춤을 추는 무대행사를 하는 것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니깐요. 그 전환이 재밌거든요. 그리고 연기와 음악이 완전히 별세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는 공연에서는 성우 우에사카 스미레로서도 다소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요. 특히 제 공연에는 세일러복을 입은 여자애도 있고, 로리타 옷을 입은 분도 있고, 비행사 군복에 방독면을 쓰고 오시는 분도 있고, 완전히 다른 아이돌 가수 분의 티셔츠나 프로레슬링 티셔츠를 입고 있으신 분도 있어서 오타쿠 전람회에 온 것 같아요. 척 봤을 때엔 완전히 제각각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어째서 지금 여기에 모여있는 걸까?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나가는 게 연기에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고 '내가 뭘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같은 걸 생각하는 것도 분명 연기에서 살려나갈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까 전에 "리얼충처럼 살 수는 없다."고 하셨잖아요. 사실은 적극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다든가 몸동작을 통해 사람들에게 뭔가 전하는 타입인 건...


아니죠. 이건 아직 20세기였을 적의 이야기인데 아역 시절에 맡은 일에 대한 추억 중 연표에 괄호 넣기를 추가하고 싶은 것, 검열·소거해 버리고 싶은 것도 적지 않고,(웃음) 혹시 어린 시절 발레 교실을 다녔어도 발표회에는 나가려고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우에사카 스미레"의 CD를 듣고 있으니깐


-그럼 어째서 목소리 연기라는 신체표현은 즐겁게 받아들이는 건가요?


으으음... 연기는 그런 "리얼충이 아닌 저"도 누군가로 변할 수 있는 점이 커다란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노래는 왜 좋아하는 거지? 신체표현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20世紀の逆襲>은 "우에사카 스미레"의 두 번째 앨범이니깐요.


그러니 역시 소통 문제로 이야기를 돌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에사카 스미레"의 CD를 즐겨들어주시는 누군가가 있으니깐 "우에사카 스미레"의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누군가가 있으니깐 노래를 할 수 있고 노래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도 과도기감이 있는 것 같고요.


-과도기감이요?


발매함으로써 뭔가 새로운 것이 태어날 것 같은 예감이 좀 드네요.


-확실히 이미 발매된 싱글 노래를 총체적으로 수록해 놓았으니 어떻게 보면 베스트 앨범 같은 수요도 있겠네요. 이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우에사카 스미레의 CD를 사게 된 분도 있을 거고요.


그러면 당연히 새로운 소통이 발생하겠지만 역으로 이 앨범 전에 나온 싱글이 <Inner Urge>라고 하는 코믹한 음반이었으니 (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Inner Urge> 대담) 요즘 응원을 해주시기 시작한 동지제군은 진지한 <20世紀の逆襲 第一章> <第二章> <第三章>을 듣고 놀라실 수도 있겠네요. 이번 앨범은 <20世紀の逆襲> 1~3장뿐만이 아니라 좀 진지한 분위기기 있죠.


-<繋がれ人、酔い痴れ人。>도 그렇고 <全円スペクトル>도 그렇고 쓰이는 악기는 <20世紀の逆襲> 1~3장과 다르지만 바탕이 되는 부분은 통하는 면이 있죠. 곡들이 하나같이 어퍼 템포에 하드락이고 가사는 밝았던 과거인 20세기를 생각하면서도 "지금을 살아가자"고 노래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노래를 부르는 저의 목소리는 귀여운 어조로 나갔지만 녹음 자체는 그렇게 귀엽지가 않았어요.(웃음) 여태까지 중에 가장 진지하게 작업에 임했던 것 같아요. 저는 녹음기간 중에 계속해서 신곡 음원과 릭 애슬리 베스트 앨범만 들었어요.


릭 애슬리가 무지 좋아!


-그야말로 <20世紀の逆襲>의 풍취가 느껴지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2015년 끝 무렵에 1980년대 후반 유로비트를 듣는 거예요?


마침 CS 음악전문 채널에서 <Together Forever> 홍보영상을 봤거든요.(웃음)


-푹신해 보이는 리젠트식 머리를 하고서 어깨뽕이 엄청 들어간 재킷을 입은 릭 애슬리가 화면에 엄청 가까이 다가와서 부르는 그거요?


그렇게 가까이 보이는 얼굴 뒤에선 파스텔 컬러가 입혀진 천 같은 게 펄럭이고 가끔씩 전화를 받으면서 꽃 향기를 맡은 정체불명 미녀가 나오고 이와는 다른 미녀와 미남이 릭 애슬리 옆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그거요.(웃음)




 


 21세기 가치관으로 봤을 때엔 생뚱맞아 보인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영상이지만 완전히 취향을 저격당했어요. 착실하고 진지하게 녹음 작업을 하는 와중에 한 줄기 빛을 본 것 같더라고요.(웃음) 항상 그렇지만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엔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 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가 되는 게 신경쓰이게 되잖아요. 이런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하는데 시험기간에 공부방을 정리하거나,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학과에 들어가서 어학을 시작해 보니 독일어가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요.(웃음) 그런 성격이라 그런지 노음 중에 릭 애슬리에 빠진 것 같고 하드락과 진지학 곡조에 귀여운 노랫소리를 넣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리고, 그 노랫소리의 효과가 있었는지 "진지"하지만 "무지 진지"까지는 가지 않은 앨범이 만들어진 것 같네요.


-확실히 <20世紀の逆襲>이라고 하면서도 "옛날이 좋았어" "요즘 세상은 말이야!"라든가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자!" 같은 위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하지는 않았네요.


역시 20세기는 실감이 동반되지 않다 보니 그런 강한 어조는 나오지 않는 것 같고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몸으로서 지금을 완전히 부정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귀엽게 노래해 본 결과, 어째 그렇게 되었다, 식의 이야기는 만들어졌지만 "무지 진지"한 앨범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미키모토 선생님과 마루오 선생님이 그려주신 재킷이 상징하는 것처럼 누가 들어도 20세기를 연상하게 되는 내용으로 채워졌지만 사실 그런 20세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헤드폰을 끼고 있을 때에만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는 없었는지도 모르겠는 시대를 생각하게 하는 진지하지만 즐거운 앨범이 만들어졌구나 싶더라고요.


-그 말대로네요. 그럼 그 진지하지만 즐거운 앨범으로 출발선을 끊은 2016년엔 어떤 음악활동을 하고 싶어요?


으으음... 또다시 지금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 하고 싶어지는 성격이 고개를 들 것 같네요.


-라 하심은?


진지한 앨범으로 2016년 막을 열었지만 다음 싱글이나 앨범과 거기에 들어갈 홍보영상에선 릭 애슬리를 오마쥬해버릴 가능성을 무시할 수가 없겠네요.(웃음)


-그렇게 릭 애슬리가 좋아요?(웃음)


무지 좋아요.(웃음) 



https://natalie.mu/music/pp/uesakasumire07


내 기억이 정확한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우에사카 스미레 양의 나탈리 대담 기사를 번역했던 게 이거였던 것 같다. 그 이후 계속해서 넘버를 따라가면서 아사쿠사에서 촬영을 했던 기사<恋する図形(cubic futurismo)> 대담도 번역을 했지만 구글 블로그를 날려먹으면서 사이좋게 날아가 버렸고... 하기사 뭐 내 번역이야 날아가든 말든 애초 누가 보지도 않았는데 별 상관 없겠지. 여하튼간에 스미레 양 나탈리 대담 기사를 번역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했던 나의 계획이 이제서야 원점을 되찾은 것 같다. 누가 신경을 쓰든 말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일 뿐이니 이걸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