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꿈/만화

토모코가 하나, 토모코가 둘, 토모코가 셋...

감기군만쉐 2017. 11. 20. 20:59

<내가 인기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이하 와타모테)의 작가 타니가와 니코가 올해 신작을 두 작품 냈었다. <라이트 자매>와 <쓰레기와 안경과 문학소녀(가짜)>(이하 문학소녀).



예전에 블로그에 감상을 올렸다시피 와타모테를 꽤 재밌게 봐왔기 때문에 이 만화를 그린 사람 작품이라면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렇다 할 정보를 찾지도 않고 구매했다. 하지만 두 작품을 읽어본 결과 남은 감상은 이 블로그의 제목과 마찬가지. 

<라이트 자매>의 경우 완전히 은톨이가 된 토모코가 소설을 쓰는 이야기. 접점이라곤 언니와 아주 가끔씩 만나는 인기 작가 타마키 외에는 접점이 없이 혼자서 소설만 써댄다. 이렇다 할 만한 재미 요소를 찾을 수가 없어서 2권이 나오면 구매를 해야 될지 그냥 여기서 접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나온 문학소녀를 보았고 격침당했다. 세 명의 토모코... 아니 주인공이 나와서 각각 자신만의 세계에서 헤엄을 치는 식의 전개인데 그냥 정해진 코스를 헤엄치고 말아 버린다. 전에도 이 만화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4일제로 하루에 한 쪽씩 연재하는 네 컷 만화이다. 이런 방식을 택해서 이상하게 만들어진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아니 뭐 애시당초 그런다고 정말 하루에 한 쪽씩만 그리는 건 아닐 것 아냐? -_-;) 보통 재미를 위주로 만들어진다는 전제가 들어가는 네 컷 만화에서 재미를 찾을 수도 없고 기승전결 어디에도 기발하다 생각되는 전개와 반전이 나오지를 않으니 이게 뭔가 싶었다. 결국 이 작가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와타모테가 한계인 걸까?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렇다 할 만한 작품은 계속 나오지 못하는 걸까?

내가 와타모테의 매력으로 보고 있는 건 토모코가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다양한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는데 위의 두 작품에선 다양한 등장인물도 다양한 전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루어지지 않은 정도를 벗어나 식상했다. 와타모테가 한계라면 최소한 와타모테급은 되어야 할 텐데 그것도 안 되니 부풀어 있었던 기대감엔 실망이란 바늘밖에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의 아마존 재팬 평점은 <라이트 자매> 3.8, 문학소녀 4.0이다. 한두 명이 달아놓은 게 아니라 (많이 달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열 명은 넘겼는데도 이 정도이니 내가 다른 사람들의 기준과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또다른 예가 되는 것인지...

어쨌든간에 이 두 작품은 포기하기로 했고 앞으로 타니가와 니코가 다른 작품을 낸다고 해도 딱히 볼 생각이 없다. 그리고 와타모테도 결국 버릴지도 모르겠다. 한때 열광했던 작품을 이런 식으로 포기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