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성서와 동성애

감기군만쉐 2017. 4. 21. 01:30

<위켄즈>를 다운로드 구매로 보다가 아래와 같은 장면이 눈에 띄었다.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이 성서에 이런 말이 쓰여있으니 자기들은 정당하다고 외치는 것 같은데... 실제 성서를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있었다.




반드시 죽여야 하는 죄... 참 제목도 살벌하다. 우상을 믿는 것, 무당이 되는 것, 양친을 저주하는 것, 바람피우는 것, 생리 중의 성교, 근친상간, 수간 등과 함께 동성애가 열거되어 있다.(같이 산다고만 되어있는 건 한집에서 산다는 건지 성교를 한다는 건지 잘...) 이것들은 모두 옛날의 사고방식상 통하기 힘들었던 거지 지금까지 와서 죄악시되는 게 맞긴 한 건지 잘 모르겠다.(동물권을 생각한다면 수간은 더욱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하는 게 맞겠지만) 요즘 양친에 대한 욕을 서슴없이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 청소년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기 힘든 환경에 있었고 그 결핍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헌신하지 않는 부모는 유죄인가) 이런 청소년들은 죽어야 되는 건가... 바람피우는 것의 경우는 지금까지 사람들을 억압해왔던 결혼제도에 대한 물음으로 갈 수 있다. 정말 연인의 관계가 몇십 년이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인지, 지속될 수 없다면 깨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와선 저기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간통도 형법상 죄에서 사라졌고... 그런데도 여전히 죽을 죄인가... 근친상간의 경우 어떤 생물이건 간에 유전적으로 상당히 불리한 것이기에 금기시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유전적 불리함을 이유로 금기시하는 게 옳은 것일까? 그리고 죽어야 하는 죄인 건가? 나로선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런 것들과 함께 동성애가 열거되어있다는 이유로 동성애는 성서에 써져 있으니 처단해야 된다는 식으로 나오는 게 종교적으로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애시당초 성서는 옛날 사람들이 만든 책이다. 무슨 절대적인 기준인 신이 있어서 그 사람이 직접 쓴 게 아니라. 단군신화가 신화에 그치고 현실에 맞춰 보려 하는 것처럼 성서도 당연히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위에 나온 팻말을 든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긴 심용환 씨가 성서를 보고서 거기에 나온 가르침과 동떨어진 채로 움직이는 교회에 딴죽을 계속해서 걸다가 도리어 교회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던 것이나 조용기의 명언이었던 "헌금을 얼마나 내었는지. 내었으면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고 증거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입니다"에 연신 아멘을 외쳤던 교회 신도들을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이 성서대로 움직이고 있다기보다는 목사의 말에 세뇌되어서 움직인다고 보는 게 정확하려나... 아니면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사탄인가 보다. 뿔 같은 거 없는데...



이 글은 2017년 2월 11일에 쓴 글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재인의 백기투항 사태가 일어나고 나중에 사건이 발생한 다음 김광진 씨의 훌륭한(?) 평에 내가 넉다운을 당해버리면서 함께여는 미래 후원을 중단했다. 심상정 의원이 대선후보 자격으로 뉴스타파의 특집방송 뉴스포차에 나와서 자신도 지역구 목사들에게 집중포화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는데(뉴스포차 - 대선주자와 한잔③ 심상정에게 듣는 정의당의 집권 플랜) 그래도 심상정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며 표를 위해서 타협하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말을 했다. 뭔 차이일까? 잃을 것이 많은 자와 잃을 것이 없는 자? 동물권은 왜 논하는가? 애완동물 기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 사람들 표 얻으려고? 아무리 다른 동물들의 권리 보호도 필요하다지만 동물권을 논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신체적 정신적 부자유나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논하는 것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대체 어떤 경우일까? 내가 잃을 것 없는 사탄이라서 이딴 생각이나 하는 걸까?



위의 글은 2월 25일에 썼다. 어제 김진표가 문재인 선거캠프를 대표한답시고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나와선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법제화되는 것을 막고 교과서에도 이게 허용되지 않는다는 걸 싣겠다는 말을 한 것도 모자라서 낮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동성결혼 법제화를 반드시 막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동성애자들을 억지로 이성과 결혼시켜서 애 낳는 기계와 정자제공기로 만들겠다는 거냐는 댓글을 페이스북에 썼고 많은 추천을 받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감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페이스북에서의 이야기. 위의 기사링크로 가서 댓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어대문을 외쳤다. 임신 가능 연령 여성 분포도를 그리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이야기이지만 다른 후보들은 아예 동성애 반대를 외쳤으므로 문재인이 맞다고 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예 상대를 하지 않은 심상정 후보 측은 고려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기사에서 노답 개독들의 질문에 심상정 후보 측이 답을 하지 않은 사실을 축소시켰으니깐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부러 제외했을 가능성도 생각된다. 그저께 대선토론에서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정의당 내에서까지 감히 문재인을 공격하냐며 탈당한다는 등신같은 새끼들까지 나왔으니깐... 

이런 댓글을 보다보니 박원순의 민주통합당(너무 자주 바뀌어서 잊으신 분이 많을 것 같고 근본적으로 내가 까먹고 있었지만 오 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이름이다.) 입당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만약 박원순이 무소속을 유지하거나 소수정당에 입당했다면 서울시장 재선도 상당히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쪽수가 많은 민주통합당으로 들어가 있으니 야권 연대 같은 걸 신경쓸 이유도 없이 여유롭게 재선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만든 인권헌장을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개독들이 까니깐 당황스러운 이유로 뒤집어도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았나. 쪽수 앞에서 무슨 논리를 들이대? 어차피 짓밟힐 것을...


*한 누리꾼에 의하면 국민일보의 기사에서 출산율이 나온 것은 허위기재라고 한다. 국민일보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시키는 기사를 곧잘 쓰는 신문이긴 한데 공적인 발언을 날조하는 것은 아예 자신들을 언론으로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수정 혹은 삭제 요청이 들어왔을 텐데 그런 과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