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짧은 고찰

감기군만쉐 2017. 4. 18. 18:47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위안부로 가신 이유에 대해서 이런저런 것이 있다고 두리뭉실하게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보니 마음이 정말 무거웠다. 특히 고 정학수 할머니(98년 작고)의 경우 강간을 피해서 도망치다가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보니 비참해졌다. 폭력을 간신히 피했는데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폭력의 소굴로 끌려갔다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대가도(이 단어를 쓰고 싶지 않은데 달리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제대로 된 배상도 받지 못했다. 한국에 간신히 돌아와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화냥년 취급이나 당했고 결혼을 해서도 남편으로부터 이 일을 핑계로 폭행을 당해야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부부 간의 성관계에서조차 옛일의 정신적 상처를 떠올려야 했다고 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90년대 들어서야 피해를 고백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박정희 때 퉁쳐서 받아먹고 일본 자본들이 다시 빼내갔던 배상금 명목에조차 들어있지 않다. 그것 때문에 스무 해가 넘도록 대사관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고 외쳤던 건데 일본 쪽에선 오히려 이 외침을 희화화시켜서 사용하기까지 했다.(카토우 쇼우지가 이 문구를 썼던 것에 한동안 고민에 빠졌었다...) 소녀상에 몹쓸 짓을 했던 개새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당수의 일본인들은 아직도 그 전쟁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전쟁 동안 일어난 범죄의 피해자를 조롱하기도 힘들 텐데...





자기들을 우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말대로 성매매 종사자였다고 쳐도(실제로 처음엔 그런 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한다...) 사람이 이렇게 당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루로우니 켄신> 중에서


설마 이 수준에서조차 벗어나지 못한 거라면 정말 최악이다...





옛날에 나왔던 전쟁소설 중에서 <데프콘>이라는 소설이 있었다. 한국이 주변의 열강을 상대로 전쟁을 해서는 말도 안 되는 성과를 이뤄내는 소설이었는데(그런데 미국을 상대로는 진 거나 다름이 없었다. 뭘까...) 2부가 대 일본전으로 중간에 일본의 여성 청소년들이 일본 군대를 상대로 자진해서 성접대를 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때엔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인식을 거의하지 못했는데(역시 일본은 괴상한 나라야 하고 넘겼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작가가 자기 딴에는 애국심을 발휘한다며 일본 여자들을 비하하는 내용을 써갈긴 것 같다. 너넨 성개념이 이따구 밖에 안 되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괴롭혔지! 하고... -_-; 국제관계가 되면 오히려 할머니들께서 더 개방적으로 나오신다. 상대가 일본인이라 해도 사죄해 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전에 쿠마모토 지역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도 성금을 내시는 등 인터넷 기사에 혐오댓글이나 다시는 분들보다 더 성숙한 태도로 나오신다. 왜 많은 사람들이 혐오에 맞설 수 있는 것이 혐오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오는 건지... 박근혜-최순실 덕분에 많은 것이 확 무너져 버렸다. 이제 마흔 분도 남지 않으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바라던 바를 이룰 때가 생전에 올 수 있을까...


인용: 심용환 저 <단박에 한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