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꽃길만 보는 사람들

감기군만쉐 2017. 12. 4. 17:13


<시사IN> 534호 '자발적인 '하늘감옥' 재수감'


2012년 대선이 끝나고 다음해 3월에 문재인이 쌍용차 철탑 고공농성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 때엔 아직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트위터에 당선이 되고나서 갔으면 좋았을 거란 감상을 남겼고 이에 팔로워였던 분이 되었으면 진작에 내려왔을 거란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있다.(내가 차단한 건지 그 쪽이 차단한 건지 지금은 그 댓글을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문재인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는 지금 차광호 씨가 일 년 넘게 고공농성을 벌였던 스타케미칼이 노사합의를 상징하는 파인텍으로 바뀐 이후 결국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다시 홍기탁 씨와 박준호 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댓글을 달았던 분 말대로라면 올라갈 일도 없었을 텐데 왜 이십 일이 넘도록 내려오지 않고 있을까? 

정부가 바뀌면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퍼뜨리고 그걸 계속 확인하지 못해서 안달이 난 모습들이 계속해서 보였다. 내가 보기엔 사람들의 인식이 뭐 하나 제대로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머리 하나 바뀐다고 그게 잘 될 리가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만 어대문을 외치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낙관을 해버렸다. 그러면서 이 꽃길(?)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적폐"로 몰아세웠다.

우선적으로 보이는 것은 모든 것을 남에게 맡겨버리고 자신들의 책임은 방기하는 태도이다. 정치 참여를 열심히 외쳐봤자 별 관심도 없다가 민주당에서 입당을 전산화시키자 우후죽순처럼 밀고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서 3분의 1 정도만 남아버렸을 정도로 즉흥적이기만 할 뿐 책임감을 가지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던 대선 전의 태도가 그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그렇게 책임을 모두 다른 쪽으로 치워놓고선 열심히 하려는 정치가 시민단체들이 자기의 책임을 모두 떠넘긴 상대와 대립하면 그걸 적폐로 몰아세우는 흑백논리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이런 여론을 칼로 자르듯 양분해 버리는 흑백논리는 정치판에 한정되어서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그리고 이런 흑백논리에 치중하게 되다 보면 정말로 시선이 필요한 아웃사이드엔 시선이 가지 않게 된다. 저렇게 고공농성을 해봤자 기사가 나오는 건 처음뿐이지 포털 메인에 올라가기를 하나 누가 보기를 하나... 하긴 관심을 가져봤자 민주노총 하면 불을 켜는 사람들이 또 너넨 지난 정부 때 뭐했냐 그딴 소리나 했을지도. 앞서 말했듯이 이 분들은 지난 정부에서 누구보다 고생하신 분들이다. 


http://www.vop.co.kr/A00001225455.html



변함없는 언론과 별 반응이 없는 현명한(?) 시민들.


노동문제는 계속해서 이어져 왔고 완화될 태세를 보이지 않는다. 이정미 의원이 열심히 했지만 사람들은 100% 정부의 공으로 봐야 된다 우기는 파리바게트 문제도 결국 설렁설렁 넘어갈 태세로 들어가고 있다. 이걸 정부가 바뀌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같지도 않은 말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의도는 무엇인지... 그냥 자기들 보기에 좋았다면 만사 오케이인 것인가?



<시사IN> 동호 기사


또다시 특성화고 노동 문제가 불거졌다. 꽃길을 바라보기만 하는 시민들로 가득한 나라에서 과연 어떤 해결책이 나올까? 별로 기대되지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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