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불쌍한 누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심상정

감기군만쉐 2017. 4. 7. 13:48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관련해서 인상에 많이 남아있는 장면 중 하나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축소를 해야한다느니 농촌 의석을 지켜야 한다느니 헛소리가 난무하고 있을 무렵 새누리와 새민련이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심상정 대표가 들어와서 먼저 한소리 했던 일이었다.




그냥 마이크 위치가 골고루 분배되지 않은 것 같아서 한 행위인 것 같긴 하지만 예전에 봤을 때엔 문재인이 마이크 하나를 돌리는 동작이 심상정 대표를 배려해주는 장면처럼 보였다. 큰 형이 가정사를 마음대로 휘두르니깐 대가 약한 둘째인 작은 형은 어물쩍어물쩍거리고 그 와중에 셋째인 큰 누나가 난입하자 작은 형이 슬쩍 자리를 양보해주는 형상이 떠올랐던 것이었다. -_-a 


여야, 선거구 담판…정의당 "양당 밀실"


하지만 딸인 큰 누나는 발언만 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권리는 없었고 결국 가정사는 큰 형과 작은 형이 두루뭉술하게 넘겨버린다... 정의당은 계속해서 이런 위치였다.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원내재진입은 성공했지만 발언에 힘이 실리지 못한다. 결국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원내교섭단체조차 꿈 속의 꿈에 불과하니깐.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입한 이후 십 년이 지났지만 이 상황은 딱히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화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이번엔 심상정 후보의 한국방송 대선토론 참가가 문제시되었다. 한국방송의 참가기준이 기존의 선관위 기준과 문화방송, 서울방송이 제시하는 기준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정의당이 인기가 없는 것이 문제인 참담한 상황이다. 약자를 위한 정당이라고 외쳐봤자 정당이 약자다.


https://twitter.com/sangjungsim/status/850200915541807104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심상정 후보의 토론 참가 결정을 알리는 트윗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저 이렇게 계속해서 참담함을 느끼고 있어야 되는 건지, 불쌍한 큰 누나가 아니라 힘있는 큰 누나가 될 수 없는 건지 고민을 해봐도 잘 모르겠다. 정의당이 가는 길은 어떻게 변형을 해봐도 대한민국 90%의 사람들에겐 전혀 매력이 없는 길인 건지 아니면 제대로 된 변형방법이 있는데 못 찾고 있는 건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