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꿈/우에사카 스미레

우에사카 스미레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를 통해 보는 스미페의 투쟁과 혁명의 나날

감기군만쉐 2017. 3. 28. 02:13

2013년 2월 11일 건국기념일에 <우에사카 스미레 프로젝트 시동!! ~결기집회 vol.0>란 제목 하에 가수 데뷔 발표 겸 CD 발매 기념 행사를 개최한 성우 우에사카 스미레. 로리타 분위기가 나는 옷 위에 더할 나위 없이 제국주의적인 망토를 걸치고 군모를 쓴 우에사카가 그 무대에서 피로한 것이 싱글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의 주제곡이었다.


이 곡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바닷가의 무로미 씨(波打際のむろみさん)>의 주제곡이며 그 풍미는 곧잘 말하는 애니메이션 노래와는 다른 노선을 그리고 있다. 코우사키 사토루와 타카다 류이치가 손을 본 곡에 우에사카 본인이 경애하는 토가와 쥰의 그룹 게르니카처럼 눈이 뒤집힐 정도로 장르를 변화시키면서 하타 아키가 만든 가사에선 "오늘도 바다는 돈부라코 파도가 참프레 등지느러미 팡팡팡" "무로미~! 그만해~!" 등 엄청난 중독성을 지녔다. 그리고 싱글의 커플링곡으로 게임음악가로 잘 알려진 이토우 켄지가 만든 열혈히어로곡 <我旗の元へと集いたまえ>, 날카로운 기백을 가진 곡을 만드는 타나카 히데카즈가 만든 고풍스러운 행진곡 <我らと我らの道を>를 수록하고 있다.


성우로 데뷔한 지 이 년차이자 가수로서 데뷔를 앞두고 있는 신인은 독특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수준의 미의식을 어떻게 획득한 것일까? 우에사카의 취미추구를 좇아서 대문제작(!?)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 탄생비화에 접근해 봤다.


취재·글 나리마츠 테츠 촬영 사토우 루이


소련에 빠진 계기는 <조국은 우리를 위해>


-데뷔싱글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 초회한정판과 통상판 표지는 타이포그래피라는 러시아 구성주의(1917년 러시아 혁명 후에 소비에트 사회주의공산당연맹에서 시작된 예술운동)를 패러디한 거죠?


맞아요! 취미니깐요!


-그런 고로 첫 질문은 "어째서?"(웃음) 현재 스물한 살이 된 여자가 어쩌다가 소련에 빠지게 된 거죠?


빠졌던 건 꽤 최근,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소련 국가를 듣고서...


-<조국은 우리를 위해서>였던가요? 확실히 기분이 들뜨죠, 그 곡을 들으면(웃음) 그럼 어쩌다가 요즘 여고생이 동영상 사이트에서 검색창에 "소련 국가"를 입력하게 된 걸까요?


아, 소련을 검색한 건 아니에요. 동영상을 보고 있는데 옆에 뜨는 관련 동영상에 전혀 관계없는 영상이 늘어서 있을 때가 있잖아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어느 날에 극도로 한가한 나머지 관련 동영상을 통해서 봐보게 된 거죠.(웃음)


-한가해서 소련에 빠지게 되었다라(웃음)


외동딸이 집에 돌아와봤자 이야기 상대가 개 밖에 없어서 말이죠.(웃음) 맨날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어요. 그 당시엔 쇼와시대 광고를 보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동영상으로 떴던 거려나? 아마도 그런 경위를 통해 <조국은 우리를 위해>를 듣고서 푹 빠지게 되었던 것 같네요.


인터넷 민족 스미페의 탄생


-그럼 그 이전의 이야기에 대해서 물어볼게요. 쇼와시대 광고를 찾다가 <조국은 우리를 위해>를 듣게 된 요소는 언제 어디에서 키우게 된 건가요?


...언제 어디에서일까? 유치원 시절에 아버지가 모았던 <고르고 13>을 읽고서 무의식적이지만 냉전시대 소련의 신비함에 흥미를 가진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엔 모두가 이야기하는 최신 유행가요를 어떻게든 따라잡아 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따라잡아 보려고 했다"는 건 솔직히 말해서 결국 그 이야기를 떠들썩하게 하는 교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건가요?


바로 그거에요! 모두들 음악방송 이야기를 엄청 즐겁게 해서 저도 보긴 했지만 춤을 추고 그룹이 노래하는 도중에 위치를 바꾸고 그러잖아요. 그걸 보니 "어라!? 얼굴을 기억할 수가 없어." "아까 봤던 사람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어서(웃음) 그런 요소에 적응을 할 수 없었던 데다가 중학생이 된 후엔 사춘기도 왔고...


-우에사카 시 본인으로서도 반 친구들로서도 자신만의 생각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더욱 공통점을 찾을 수 없게 된 거군요.



게다가 원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으니깐요. 애니메이션은 판타지나 오컬트를 다룬 작품도 많잖아요? 그래서 요코하마에 있는 커다란 서점이나 신보우쵸에도 가끔씩 갔던가? 그런 곳에서 심리학이 어쩌고, 스피리츄얼이 저쩌고 하는 책을 찾게 되었어요. 그러는 와중에 쇼와시대 광고를 보게 된 요소랄까, 지금 가지고 있는 취미, 쇼와물, 로리타 패션, 나카노 브로드웨이, 군사문화, 근육소녀대류의 음악 같은 걸 취미로 삼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건 그것대로 궁금해지네요. 헤이세이시대에 태어난 여자애가 소위 최근의 "서브컬쳐"가 아닌 역사가 깊은 "주변문화" 같은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 건가요? "신보우쵸에 있는 ㅇㅇ서점이 짱이야!" 같은 정보를 어디서 입수한 거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그것도 인터넷이죠. 초등학생 시절에 Windows 98이 발매되었는데 그 때부터 쭉 인터넷을 했어요. 그대로 인터넷에 빠졌죠.(웃음) 그리고 2000년 즈음부터 마침 플래쉬나 아스키 아트 같은 것이 엄청 유행했었죠. 그리고 인터넷에서만 여는 행사를 하기도 하면서 무척 즐거웠어요.


-그런 콘텐츠나 행사가 사회현상이나 사업으로 번지기 시작했을 때군요.


그래서 계~속 보았죠.(웃음) 처음엔 분명 세계사 정보를 보려고 했을 텐데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깐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음악이라든가 만화라든가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컬쳐 정보가 속속히 들어오잖아요. 그게 정말 즐거워서 중학생 시절부터 반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라가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따라가지 "않게" 되었고 학교 자체엔 별 흥미도 가지지 않게 되었고...


-흥미 좀 가져주세요(웃음)


"가든 안 가든 간에 똑같은 거 아닌가?" 이런 말을 하면서도 결국엔 갔었죠(웃음) 그래서 쉬는 시간이 되면 심리학 서적 같은 걸 읽었어요. 특히 니체를 읽고 있을 때엔 상당했었네요.


-니체라는 게 사춘기 중학생일 때에야 말로 빠지기 쉬운 거죠. 나오는 문구가 하나같이 멋지니깐요. "신은 죽었다"라든가 "초인"이라든가.


그야말로 빠지기 쉬운 연령대이긴 한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다는 거죠.(웃음) 하지만 마침 그 때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下妻物語)>가 유행해서 로리타가 시민권을 얻었던 덕분에 반친구들 중에도 로리타에 빠삭한 아이나 비쥬얼계를 좋아하는 아이가 나왔어요. 그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죠. 그래서 "두세 명뿐이지만 친구도 있으니 이걸로 됐어." "이젠 좋아하는 거 찾으며 시간을 보내자." 이런 정신력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스물한 살 여성성우, 라무를 논하다


그건 그것대로 청춘의 모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남은 남, 나는 나" 이렇게 나누어서 자신의 길을 즐겁게 나아가면서도 혼자가 아니라 같은 것을 좋아하는 동지도 있고.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충실해 보이긴 하지만 당시엔 조오오오금도 즐겁지 않았어요!


-아하하하하(웃음)


무얼 하든 간에 싫었죠.(웃음) 여드름이 쉽게 생기는 것도 싫었고요. 지금도 많지는 않지만 그 때엔 정말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게 로리타와 만난 후 "좀 더 가꾸어야만 해! " "옷에 지지 않을 만큼 화장을 해야 해!" 이런 생각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죠. 그 즈음에 드디어 자아 같은 것들을 끌어내어 친구도 사귈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싶어요.


-그 때엔 근육소녀대 외에 어떤 음악을 들었나요?


지금도 전부 듣고 있는데 토가와 쥰 씨, YMO, P-MODEL, 히카슈, 그리고 테크노 음악 같은 거요. YMO 분들은 아이돌 가수용 노래를 만들기도 해서 유행하는 드라마 같은 분위기가 난달까? 반짝반짝거리는 느낌이 드는 곡도 좋아했어요. C-C-B나 라 무 같은 것도 좋아했죠.


-라 무는 활동 당시에 아이돌 가수인 키쿠치 모모코 씨가 밴드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주목을 모았는데 음악적 측면에서 그닥 평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아이돌 가수다운 귀여운 노랫소리에 블랙뮤직 같은 음이 들어가서 푹 빠질 정도로 멋졌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에 활동했던 밴드이고 저는 거꾸로 라 무를 통해서 키쿠치 모모코 씨를 알게 된 경우라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선입관이 없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들었던 건 컴필레이션 음반이었던가? 군가 CD도 가지고 있고 <청춘가연감>도 여러 개를 가지고 있고요. 서양음악은 최근에야 듣게 되어서 당시엔 듣지 않았는데... 아, KRAFTWERK는 들었네요. 그리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PINK FLOYD도.


-그리고 그 후 <조국은 우리를 위해>와 만나게 되었다 이거군요.


그러고 보니 그 곡도 서양음악이네요.(웃음)


"그렇게 광대한 토지에 살면서 어째서 일본인과 닮은 걸까?"


-하지만 이번 표지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에사카 씨는 국가를 계기로 러시아와 소련 음악 이외의 문화에도 빠져있죠?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저는 어떤 것이든 흥미를 가지면 우선 그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는 조사를 해봐요. 그리고 알아본 결과 제가 어느 정도 빠질 수 있는지, 그 빠지는 양태를 통해서 일상으로 끌어올지 아닐지를 결정해요.


-그럼 소련이 일상이 된 이유는 뭔가요?


무엇을 조사해 봐도 저와 딱 맞았어요. 뭐랄까, 문학도 물론 재밌었고, 건축과 예술도 멋졌죠. 러시아 제국시대의 웅대할 정도로 화려한 건조물이라든가 민중을 그린 일리야 레핀의 그림도 좋았고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나 알렉산더 로드첸코 시대의 러시아 구성주의도 무론 멋졌고 명백하게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그렸던 스탈린 시대의 그림도 무지 좋아하고요.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문학이나 그림이나 포스터나 건축물을 낳아낸 러시아인의 정신력이 저의 피부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특히 소련은 칠십 년이나 이어졌는데 제가 태어난 해에 없어졌던 나라에 대한 노스텔지...라고 말할 수는 없나?(웃음) 뭘까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낸 나라가 지금은 없구나."이런 점에서 로망을 느끼고 빠지게 된 것 같아요. 한 마디로 결국 한가했다는 거죠.(웃음)


-아하하하하(웃음) 시간이 남아돌아서 국가와 예술작품, 역사, 정치에 대해 알아보는 동안 그 사이로 보인 러시아인 기질에 반했다 이거군요.


그렇죠. 예를 들어서 소련 콘텐츠 하면 체브라시카가 유명한데 원래 체브라시카는 좀 촌스러워요. 일본에서 만들어진 체브라시카는 무지 귀여운데 소련판 체브라시카는 어째 거리가 한적하고 배경음악도 상당히 슬프죠.


-아마 체제비판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거겠죠. 소련과 동유럽에서 만들어진 칸막이 애니메이션은 아코디언과 반도네온과 바이올린이 자아내는 슬픈 음색이 어울리는 작품이 많잖아요.


그렇죠. 악어인 게나는 "나는 동물원에서 일하는 월급쟁이니깐..." 같은 말을 상당히 울적하게 내뱉고요. 그런 귀여움 속에서 우울함이 떠도는 감각은 일본인과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그렇게 광대한 토지에 살면서 어째서 일본인과 닮은 걸까?" 이런 면도 흥미진진하게 만들죠.


"일반교양, 만만치 않아요...."


-그럼, 소련과 관련해서 깊은 취미를 가지게 되면서 대학에 진학하면서도 러시아어학과를 고르게 된 거죠?


러시아와 소련에 대해 조사하는 동안 "러시아와 소련에 관련된 일본어 자료가 너무 없어." "앞으로 새로운 책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는 것 같으니, 원서를 읽을 수 있도록 공부해 보자." 이런 생각을 했죠. 하지만 어학은 대학에 가지 않으면 제대로 습득할 수가 없잖아요.


-어학을 습득하려면 아마 현지에 산다든가 하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진로상담을 하는데 "러시아인이 되고 싶어요!"라고는...


아무래도 말하기 힘들겠죠.(웃음) 하지만 대학교라면 권위있는 분이 많이 계시니깐 국내에서도 세미나 수업 같은 걸 들으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실제로 소련이나 러시아가 어떤 나라하고 어떤 조약을 맺었는지 저 혼자로선 찾을 수 없는데 교수님이 나눠주시는 프린트엔 당연하다는 듯이 실려있으니깐요. 그래서 러시아어학과에 공모추천으로 입학시험을 본 거죠. 


-공모추천입시에선 어떤 걸 보나요?


소논문을 제출하고 시험과 면접을 봐요.


-참고로 소논문 주제는 어떤 거였어요?


러시아 아방가르드. 러시아 구성주의에요.


-아까 말하셨던 마야콥스키나 로드첸코 같은 것에 대해서요?


네. 다행히도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쿄우바시에 있는 토쿄국립근대미술관 영화센터에서 소련무성영화 포스터전을 하고 있어서 그걸 보러 갔을 때 자료집을 사서 참고문헌 삼아 "구성주의에 반했어요." 같은 말을 하는 논문을 썼더니 그 덕분에 통과했죠.


-수험생일 때에 그렇게까지 러시아나 소련에 정열을 바치는 학생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요? 편차치를 기준으로 대학을 고르는 학생도 많고 말이죠.


하지만 공부는 좋아하는 걸 하지 않으면 계속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반교양 수업을 듣는 게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교육학이나 형법 같은 건 러시아와 관련이 없으니깐요.(웃음)


"선생님이 될 만한 성격도 아니잖아?" "보나마나 제자랑 싸워버릴 거야." 이런 생각을 했죠.(웃음) 일반교양, 만만치 않아요...


모모이 하루코와 만난 후 성우로 변신


-한편 대학 입학 후 2011년에 성우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죠?


초등학생 때 이미 지금 소속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주니어 섹션에 들어가 있었어요. 학업을 우선시해서 일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광고 출연이나 홍보모델을 조금 했었죠.


-자기자신을 중시하여 분배된 주니어모델  일을 하면서도 대학에 진학까지 했는데 어쩌다가 연기자로 변신하게 되었나요?


아까 이야기했던대로 쭉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기 때문에 중학생 시절 <간호마녀 코무기 짱 매직 카르테(ナースウィッチ小麦ちゃんマジカルて)>라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역을 모모이 하루코 씨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성우란 대단한 직업이구나!" "꿈의 주인공이야" "2차원은 정말 멋져!" 이런 생각을 하며 동경했죠.


- <코무기 짱>은 모나 같은 2채널에서 나온 등장인물이 나오기도 하고 대사 중에 2채널 용어가 나오기도 하죠. 인터넷 중독자 우에사카 씨에게 딱 맞는 작품이었겠네요.


그렇죠.(웃음) 그 때 느낀 감정이 마음 속에 심처럼 굳게 자리잡고 있었던 덕분에 재작년에 성우 섹션으로 이동해서 지금하고 있는 일들을 받게 되었어요.


더 스탈린은 이름만 보고 샀어요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는 지금까지 들었던 우에사카 씨의 배경이 그대로 반영된 노래네요.


사 분간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 같은 노래네요...


-어라!? 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프로듀스를 했다."는 수준은 아니어도 우에사카 씨도 사운드 메이킹을 할 때 관여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억양이 강한 곡이 만들어질 리가 없는데." 싶어서요.(웃음)


아하하하하(웃음) 프로듀서님과 처음 회의를 가졌을 때 "평소 이런 곡을 듣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이런 곡을 만들어주세요."란 이야기는 한 적은 없어요.


-그 "평소 이런 곡을 듣고 있어요." 목록을 재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 때엔 아이팟을 보면서 이야기해서 조금 애매모호한데 근육소녀대, 토가와 씨, YMO, 테크노 가요, 군가 같은 것이 있었고요. 그리고 더 스탈린이라든가...


-이거 또 충격적인 이름이 튀어나오네요.(웃음)


그 "이름"이 멋져서 샀더니, 곡도 멋졌거든요!


-아, 그렇군요! 우에사카 씨에게 있어서 더 스탈린은 표지를 보고 산 게 아니라 이름을 보고 산 거였군요. "공연 중에 돼지 내장을 공연장에 흩뿌렸다." 같은 전설을 계기로 듣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완전히 이름만 보고 샀어요. 표지엔 카타카나로 <ザ・スターリン>이라고 써져 있는데다가 실제로 스탈린의 얼굴이 넣어져 있어서 "뭣이!? 스탈린이라고!" "이런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은 천재임이 틀림없어!" 이런 생각을 했죠."(웃음) 게다가 가사와 음악은 표지보다 훨씬 충격적이었어요. <ソーセージの目玉> 같은 걸 정말 좋아해요! 2월 결기집회에서 사이렌을 울렸던 것도 <死んだものほど愛してやるさ>를 듣고서 참고했으니깐요.


나카노 음반점 <메카노 씨>


-그 외에 프로듀서님께 말씀드린 가수가 있나요?


나카모리 아키나 씨, 나카야마 미호 씨, 더 피너츠, 핑크 레이디, 하나 하지메와 크레이지 캣, 유루유루제국 같은 거... 그리고 뭐가 있었더라?


-아방가르드는요? 무엇보다 우에사카 씨 이름이 처음 나탈리에 등장한 게 2012년 10월에 아방가르드의 앨범 <ガイガーカウンターカルチャー>가 발매되었을 때 추천사였잖아요?


아방가르드도 무지 좋아해요! 알게 된 건 최근 <修正主義者> 홍보영상을 통해서였던 것 같은데 그 때 마침 들렀던 메카노 씨에 놓여져 있었죠.


-"메카노 씨"는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있는 테크노와 뉴에이브에 힘을 쏟는 음반점 메카노를 말하는 거죠? 어째서 가게 이름에 "씨"를 붙이는 거에요?(웃음)


그러고 보니 왜 "메카노 씨"라고 한 걸까요?(웃음) 아무래도 점장님이 음반 해설서를 잔뜩 써놓고 있고 가게엔 히라사와 스스무 씨나 KRAFTWERK 같은 치유계 음반이 잔뜩 놓여져 있으니 아무래도 경의를 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네요. FOETUS처럼 알지 못했던 음악을 잔뜩 알게 된 것도 메카노 씨 덕분이니깐요.


-노이즈와 인더스트리얼까지 손을 뻗치신 건가요. 그리고 그런 명단을 프로듀서님을 경유해서 작곡을 맡으신 코우사키(사토루) 씨에게 전한 결과가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로...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한 번 들어보는 것만으로는 정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보량이 많은 노래랄까요? 처음에 가사가 들어가지 않은 판을 들어봤는데 베이스 연주 하나로 곡이 시작해서 쇼와시대 가요인가 싶었는데 메탈로 변해서 말이죠.


-러시아 민요인 <코로베이니키>, 즉 <테트리스> 배경음악을 인용하기도 했죠.


맞아요! 그러니깐 여러분들이 "아, 이 곡조 들어본 적이 있어!" "러시아다!"라고 생각해주신다면 기쁠 거에요. 하지만 저 자신으로선 곡을 받았을 때 이 전개에 압도당해 버린데다가 하타 씨의 독특하고도 터무니 없는 가사가 붙어버리니깐 "나, 정말로 부를 수 있는 건가?" 이런 생각에 처음엔 불안했었어요.


-하지만 싱글에 수록된 노래들도 그렇고 2월에 열렸던 <우에사카 스미레 프로젝트 시동!! ~결기집회 vol.0~> 때도 그렇고 노래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달까? 당당하게 불렀잖아요.


하지만 세세한 뉘앙스 같은 건 기본적으로 녹음실에서 지시를 받으면서 완성해 나갔어요. 등장인물 노래는 몇 번 부른 적이 있지만 제 이름을 걸고 부른 적이 없었으니깐 일단 사전에 맞춰두는 것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웃음) "구성이나 세계관이 닮은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어서 ALI PROJECT나 Sound Horizon, 동방 Project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긴 했지만 일단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부를 수 있게 한달까? "이 정도면 제대로 된 데뷔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연습은 해두자, 그리고 이후의 일은 직원 분들에게 맡기자고 생각하니깐 마지막엔 침착해질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으니깐요.


하타 아키와 이토우 켄지에게 전부 들통났다


-확실히 일부러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고른 것이 유효했던 것 같네요. 코드 진행과 전개는 게르니카에서 따온 것처럼 느껴지는데 우에사카 씨는 토가와 씨 팬이니깐 당연히 게르니카 음악을 들었겠지만 단순하게 고쳐 쓴 것 같지는 않아요. 80년대 자니즈 뉴웨이브를 2013년에 맞췄달까? 완전히 우에사카 씨를 위해서 만든 곡처럼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네요.(웃음)


그런 화려한 데뷔행사를 치렀으면서도 자신감이 없어요?


소심한 지라 언제나 벌벌 떨다가 깜짝 놀라죠.(웃음)


-그리고 두 번째 곡인<我旗の元へと集いたまえ>는 게임 <사가> 시리즈와 <성검전설> 시리즈에 나오는 곡을 만들었던 이토우 켄지 씨가 작곡했죠. 대표곡이 뉴웨이브의 최신판인데 비해서 이 곡은 어떤 의미에선 클래식하다고도 할 수 있는 곡이었어요.


80년대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처럼 힘차달까요? 그저 뜨거워서 노래를 하는 동안 즐거웠어요. 이토우 씨로부터 이런 멋진 곡을 받을 수 있게 되다니 게임음악 팬으로서 가슴이 매우 벅차오르는 한편 저답게도 "이런 멋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다니 좀 비겁한데." 이런 생각을 했었죠. (웃음)


-게다가 가사를 맡은 하타 씨도 우에사카 씨를 100% 이해하고 있는 듯한 가사를 쓰셨어요. "기적을 비추고 있는 혁명을 향해 전사라면 전사라면 겁먹지 말고 나가라 같이하라 마음을." 이건 이토우 씨가 쓰신 곡에 맞는 건 물론이고 우에사카 씨의 취미에도 딱 맞잖아요.


이번에 소책자를 만들었는데 제가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해서 하타 씨에게 제가 그린 그림을 몇 개 미리 보여드렸는데 직접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은 녹음 당일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그 그림만으로 저의 취미취향을 파악하실 수 밖에 없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완전히 꿰뚫어 보셨던 것 같달까요?(웃음) 이토우 씨와 코우사키 씨도 그랬지만 역시 천재인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유망한 신진 작곡가가 쓰는 19세기 군가


-그리고 세 번째 곡인 <我らと我らの道を>의 가사를 쓴 사람이 천재 하타 씨, 작곡을 한 사람은 새로운 천재인 타나카 히데카즈 씨. 관점을 조금 바꾸어 보면 이 곡이 가장 놀라운 곡이에요. 타나카 씨의 대표곡은 <太陽曰く燃えよカオス> 같은 재밌는 곡인데 청소년 축구클럽에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공격력이 강한 댄스음악을 만들어내잖아요.


그런 분에게 행진곡을 써달라고 했으니(웃음) 게다가 1차 세계대전 때에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유형이에요.


-아, 그런가요? 그런 전형적인 행진용 북에 맞춰 커다란 금관악기와 현악기 음조가 같이 들리는데다가 도중에 "행진 행진 우리들과 행진" 이런 따라부르기라고 해야 되나? 슈프레히콜이 들어가는 행진곡은 언제 불리웠던 건가요?


러시아 제국이 있었을 때요.


-러일전쟁 때요?


그것보다 더 전에 투르크였던가 오스만 제국인가하고 전쟁했을 때 불린 고전적인 전쟁가에요. 전차는 없었고 대포도 간신히 들어왔을 무렵, 아직 평온했던 시대의 순수한 행진곡이죠.(웃음) 그래서 "행진곡을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이렇게 오는 건가!" "19세기 행진곡인 건가!"하고 깜짝 놀랐죠. 서둘러서 군가 여러 곡을 다시 들어봤어요.


-이 곡은 선조들의 가창법을 참조한 건가요.(웃음)


예전에 러시아에 가봤을 때 음반점에 갔었는데 러시아는 지금도 병정 같은 개념이 있으니깐 군가도 당연히 팔리고 있었어요. 여러 가수가 부른 버전들이 놓여져 있기도 했고요. 정말 작고 귀여운 쌍둥이 여자아이들이 결성한 그룹이 군복을 입고 부르는 꿈만 같은 버전도 있었고요.(웃음) 옛날 군가 CD와 함께 그런 곡들도 다시금 들어봤어요.


-군사문화 애호가로서 자신의 행진곡을 가지게 되는 건 매우 행복한 일이겠죠?


정말 그래요! 솔로가수인데 "우리들과 행진" 이러고 말이죠.(웃음) 하지만 모처럼 팬 여러분 앞에서 부르는 거니깐요. 이번에 부른 세 곡 모두 전파조.inc도 담당하고 있는 Yumiko 선생님으로부터 매우 개성적인 안무를 받아서 무대 공연도 즐겁게 할 수 있을 테니 여러분 앞에서 부르는 것이 기대되네요.


우에사카 스미레의 "끌어들이는 힘"


-조금 이야기를 바꿔보자면 스탭 분들, 그리고 작가진은 우에사카 씨의 취미세계를 100% 이해하지 못하고 있죠? 그러기는 커녕 50%도...


이해를 전혀 못하실지도 모르죠.(웃음)


-하지만 2월 결기집회에선 로리타 복장에 망토를 걸치거나 제복을 입고 나온 우에사카 씨를 팬들은 넙죽넙죽 받아들이고 있고 스탭도 비밀결사 일원으로 변장하기 위해 전원이 머리에 종이봉투를 쓰고 있었잖아요. 게다가 미디어 게재용 사진에는 일부러 종이봉투를 쓴 모습이 잘 나타난 걸 골랐고요.


그런 것 같네요.


-그리고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의 수록곡을 만든 작가진도 우에사카 씨의 취미취향을 완전히 이해한 듯한 곡을 아주 매끄럽게 만들었어요. 어떻게 우에사카 스미레라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에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거죠?


어째서일까요?


-원래는 거부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웃음)


아하하하하(웃음)


-하지만 모두들 "우에사카 스미레"를 계기로 삼아 위험한 세계를 즐기고 있어요.


좋게 말하면 라디오 방송 같은 곳에서 숨김없이 저를 드러낸 결과이려나요?(웃음) 라디오 방송에 나올 때 인사를 러시아어로 하고 취미 이야기를 시작하면 멈추질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저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는 이야기를 해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저를 팬 여러분과 스탭 여러분, 작사가 작곡가 분들이 따뜻하게 지켜보시고 받아들여주시는 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아하, 언급되는 취미세계는 무엇 하나 "벼락치기" "유행" 같은 수준이 아니죠. 오늘 이야기만 해도 음악이고 소련이고 그 장르에 대해서 깊게 파고 드는 것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모두들 "이 사람은 진짜배기다!" "재밌어!"라고 생각하며 우에사카 스미레 붐을 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좋겠네요. 이번 싱글도 "이런 계집애가 이렇게 자유롭게 좋아하는 걸 한다면 나도!"라고 모두들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으니깐요.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를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되는 거구나."라고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그거 완전히 과거의 우에사카 씨잖아요.(웃음)


에엑(웃음) 학교생활에 지치고 선생님이 무서워서 학교에 가기 싫어했고 학원에 가기 싫어했던 옛날의 저 같은 분들도 들어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해도 되는 거구나"하고 교실에서 취미에만 몰두하고 있다간 러시아에 너무 빠졌던 고등학생 시절의 저처럼 되어버릴 테니 조심하세요(웃음)


-출력을 조절하면서 말이죠.(웃음)


적당히, 하지만 한껏 취미세계를 만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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