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안철수는 당신들의 적입니까?

감기군만쉐 2017. 4. 11. 10:43

페이스북의 헬조선 뉘우스 페이지에서 안철수의 단국대 의예대 학과장 경력이 학과장이 아니라 학과장 서리라는 기사를 올려서 봐봤더니 <뉴데일리> 기사를 그대로 베낀 블로그였다. 정보 출처부터 의심스럽고 검찰에서 조사에 들어갔다면 진작에 결판이 났을 텐데 내가 알기론 별다른 일이 없었다. 새민련 대표까지 지내던 시기였는데 별다른 일이 있었다면 내가 아무리 시사에 무식하다고 해도 못 들었을 리가 없지. 안 그래도 이 당시는 안철수에 대한 불만이 가득 쌓여있던 때였으니깐.

찾아보니깐 2013년 당시 제기되었을 때에 금태섭 의원(당시엔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이었던 변호사)이 내놓은 공식문서가 나왔다.


안철수 '의대 학과장' 경력 논란... 단국대 답변서 공개


공식문서엔 분명히 학과장으로 찍혀나왔기에 안철수가 학과장이라고 하는 데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었고 이노근은 결국 한수 접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유되고 있는 <뉴데일리> 및 거기에서 베껴온 블로그에 나온 기사는 2015년 이야기이다. 










http://v.media.daum.net/v/20160111064104164


그리고 별일 없었다. 검찰에서도 그 전에 금태섭 의원이 제시했던 문서가 정당한 것임을 인정하고 안철수가 경력에 학과장을 명시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내가 무슨 고생고생해서 이런 기사들을 찾은 것이 아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다 나온다. 





하지만 친노 쪽은 신이 나서 <뉴데일리>의 기사를 계속 공유하고 있다. 이미 끝난 사실관계라는 것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계속해서... 이 분들 언제부터 <뉴데일리>를 이렇게 신뢰한 거지? <뉴데일리>가 지금까지 어떤 짓을 벌여왔는지 모르실 분들이 아닐 텐데...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이니깐 어떤 결론이 났을 거란 걸 나도 생각할 수 있었는데 지금 트위터에서 "안철수 학과장"으로 검색하면 죄다 이런 이야기들 뿐이다. <오마이뉴스>와 <로이슈>에 올라간 것으로 되어 있는 공식 문서에 대한 기사나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온 기사는 전혀 공유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한국방송 새노조 측에서 검증이 끝난 지 오래되었다고 밝히기까지 했던 문재인 아들내미 취업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도 정당한 거라고 봐도 되는 건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하고 안철수가 후보 통합을 놓고 토론을 했었을 당시 양쪽 지지자들이 양쪽 모두 두 후보가 연이어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던 일이 생각이 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완전히 원수 수준... 대선 당시 문재인 편에 서서 안철수의 양보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광화문 유세 당시 안철수가 문재인 지지 유세를 나온 걸 보고 흥분해서 안철수와 문재인이 나란히 그려진 그림을 들고 좋아했던 나로선 통합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게 이렇게도 골을 깊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곤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문재인 쪽에선 자신들 나름대로 떨어진 이유를 바깥쪽에서 찾으려고 하고 안철수 쪽에선 승부를 양보했는데도 진 이유를 역시 바깥쪽에서 찾으려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결국 대선에 결선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 건지 뭔지...

딱히 이 일만 있는 게 아니라 문재인을 지지하는 측에선 안철수가 지지를 얻는 것이 이명박근혜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안철수를 지지하는 측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말투로 나아가고 있다. 경쟁이 안 되었으면 모르겠는데 (신뢰가 그닥 없지만) 여론조사에서 그렇게 나오는 걸 사람들이 보면서 이 양상이 매우 심각해졌다. 내가 위에 언급한 헬조선뉘우스 페이지의 경우도 계속해서 안철수를 비판 내지 비난하고 있는 글들을 계속 올리고 있다. 원래는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아왔는데 선거철이 오니 모두들 열광의 도가니 안에 갇혀버린 것 같다. 과연 서로간의 골만 깊게 패이고 있는 이런 식의 선거가 무슨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