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극히 개인적인 생각

군생활≠안보능력

감기군만쉐 2017. 3. 20. 14:40

문재인이 자기 군생활을 소개하면서 전두환으로부터도 표창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자 당연하다시피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걸 딱히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것 같지는 않다. 


반란군 우두머리 전두환에 의해 체포됐던 ‘문재인’


정말 전두환에게서 받은 표창장이 자랑스러웠다면 '반란군의 우두머리'란 표현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유당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의식해서라고 하는 의견도 보이지만 같은 점에서 이걸 노린 것이라고 보긴 힘들 것 같다. 문제는 "안보는 보수"라는 무슨 근거로 대는 건지 알 수가 없지만 자유당과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믿고 있거나 더불어민주당(또는 정의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이 민주당 계보를 잇는 정치가들에겐 안보 분야에 대해 어떻게든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주고 저번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유력한 후보이자 유일하게 (본인이 원한 것은 아니지만)특전사를 나온 문재인에겐 이것이 어떻게든 군생활을 자랑을 해야한다는 이상한 생각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런데 안보라는 것이 개인의 군생활로 보장될 수 있는 걸까? 개인의 군생활로 보장될 수 있는 거라면 정치가들이 서로 다툴 필요가 없다. 그냥 한국군 대장이 대통령을 하면 된다. 대통령은 모든 시민의 대표인 동시에 군의 최고 통수권을 가진 사람 아닌가. 피곤하게 뭣하러 군 대장 따로 대통령을 따로 나누나?(정말 이런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_-;) 하지만 군인들은 자기가 있었던 군대에만 빠삭할 뿐 국방 외에 정치 외교 문화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애시당초 자기가 있었던 부대 외의 사정을 잘 알 수가 없다. 사성장군, 합동참모본부장이라 해도 자기가 있었던 부대 위주로 생각하며 다른 부대에 이를 무리하게 적용시키려다가 서해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서 북조선 군대에게 번번이 당했던 것이다. 별들이 이런데 하급부대에서 뛰어다니다가 군생활 끝난 일반병들은 뭐... -_-; 문재인이 특전사로 빡세게 군생활을 겪었든 아니었든 간에 그것이 국가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보증수표가 되지는 않는다. 한국을 구성하는 인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를 다했다는, 멸공의 횃불을 들고 있는(?) 잘나신 분들보다는 떳떳하다는 증거로 끝내면 될 문제이다. 하지만 이런 군생활을 마쳤다는 것 자체가 무슨 특권인 것처럼 다가오게 되고 몇몇 또라이들은 군대의 작전에 반대하거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너네 군대 갔다왔어?!" 따지고 보면 이런 또라이들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거지만 그런 것을 따질 여유 같은 건 그들에게 없다. 이런 인식 하에서 군대를 면제받은 사람들에 대한 차별, 아예 병역 의무가 없는 여자들에게 이 화살이 돌아가는 성차별 의식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의 국방부 장관 사진


성소수자 인권은 외면해도 여성의 권리는 챙기겠다고 나섰던 문재인이 이런 인식을 잇고 있는 거라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국방은 군대를 행정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냐, 외교적으로 다른 나라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하는 자리이지 옛날 군생활 추억을 논하며 꼰대질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임명되는 국방장관은 전자인가 후자인가...




내용은 왜 이런가 싶긴 하지만 문득 봤던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논평 제목이 기억에 남아서 가져왔다. 안보에 자신감을 주는 것은 군생활일까 아니면 국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고 어떤 전망을 가지고 있는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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