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의 꿈/우에사카 스미레

우에사카 스미레 - 유로비트, 펄 형제, 타니야마 히로코, 그리고 나카노. 모든 것을 소화해낸 두 장의 디스크

감기군만쉐 2017. 11. 12. 12:37



우에사카 스미레가 새로운 싱글 <来たれ!暁の同志>와 공연 블루레이/DVD <실록 2.11. 제1회 혁브로 총결기집회>를 동시발매했다.


<来たれ!暁の同志> 통상판은 오이카와 네코 작사, 오카베 준이치(MONACA) 작곡·편곡을 거쳐 90년대 유로비트 취향을 지닌 표제곡 외에도 사이키 켄소우와 쿠보타 하루오 펄 형제 콤비가 만든 뉴웨이브가 느껴지는 <TRAUMAよ未来を開け!!>, 타니야마 히로코 작사, 정체불명 러시아인 Леснойпутешественник(례스노이브치 셰스토브니크) 작곡·편곡을 거쳤고 러시아 민요를 오마주로 한 <無限マトリョーシカ>를 넣은 아이템. 그에 비해 <실록 2.11. 제1회 혁브로 총결기집회>는 우에사카가 올해 2월 11일 건국기념일에 토쿄 나카노 선플라자홀에서 개최한 "총결기집회"(공연) 모습을 남김없이 수록한 영상작품이다.


자신의 취미세계를 펼쳐보이며 호화작가진을 끌어들인 새 음반과 본인으로선 최대규모의 공연을 기록한 영상작품. 두 의욕작을 발표한 우에사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글/ 나리마츠 테츠


야나기타 쿠니오와 같은 <비밀집회>


-7월 상순까지 이번 싱글 <来たれ!暁の同志> 홍보 캠페인 명목 하에 <비밀집회>를 전국에서 열었는데 (참조: 스미페 <来たれ!暁の同志> 일부상세&과거최대 "비밀집회") 비밀집회 어땠어요?


일정을 들었을 때엔 "확실히 "전국 곳곳에 있는 동지(팬)와 만나러 가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빡빡하게 잡을 것까지는(웃음)"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6월 두 번째 토요일 같은 경우 오구라, 쿠마모토, 카고시마까지 하루 만에 큐슈를 종단해 버렸을 정도니깐요(웃음)


하지만 어느 집회에서도 "처음 뵙겠어요"하는 동지가 잔뜩 와주신데다가 모두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요!"라며 무척 기뻐해 주셔서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증정회에서 동지제군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양한 지역방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재밌었죠. 왠지 야나기나 쿠니오1가 된 것 같았어요.


-우에사카 씨와 동지제군이 만든 집단 <혁명적 브로드웨이주의자 동맹>(혁브로)의 비밀집회 여행인 동시에 민속학적인 실지답사 여행이기도 했군요.


네. 스티커를 나눠드리면서 마음에 들면 CD를 사달라고 획책하는 여행이기도 했지만요.(웃음) 그런 즐거움도 있었지요.


외국인 강사를 향해 "생산!" "단결!" "반억압!"


-인상에 남아있는 거리 같은 게 있었나요?


여러 곳 있었는데 우선 카고시마는 가본 것 자체가 처음이어서 인상적이었어요. 같은 큐슈라도 후쿠오카와는 말투가 전혀 다르고 척 보기엔 남국 사람 같달까? 피부색도 약간 거멓고 체력이 꽤 있을 법한 분이 많았던 기억이 있었고 센다이 비밀집회 전에는 그 쪽 출신 동지제군으로부터 "센다이 애니메이트는 바다냄새가 나요"라는 대답이 스무 내지 서른 건 정도 나왔던 것도 인상에 남아있어요.


-한두 사람 그렇게 말했다면 그 사람들이 착각하는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무 내지 서른 명이 말하면 꽤나 신빙성이 있어보이네요.


어시장이 인접해 있어서 풍향에 따라서는 냄새가 풍겨온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정면에서가 아니라 다른 출입구로 드나들었기 때문에 바다냄새를 느끼며 애니메이션 상품가게에 들어가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없었잖아요? 그것도 역으로 좋은 추억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비밀집회에서부터 "생산!" "단결!" "반억압!"이라고 혁브로 슬로건을 삼창하게 되어서...


-어? 지금까지 삼창 안 했어요?


네. 어떤 동지가 집회 중에 "삼창하자"고 제안해주셔서 하게 되었어요. 그 날은 공연장이 애니메이트 행사장이고 격리된 장소였던 덕분에 꺼리지 않고 삼창을 할 수 있었지만 코리야마는 사무용 건물 안에 있는 애니메이트 점포 한 쪽을 빌렸기 때문에 눈 앞에 있는 사무실에 영어회화 교실이 있는...


-아하하하하(웃음) 신바시역 앞(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백주대낮 신바시에서 엄청난 차가 올 때까지 동지를 선동하다)이나 토우부백화점 옥상(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봄의 햇살이 내리쬐는 백화점 옥상에서 "고도의 놀이"에 취하다)보다도 사무용 건물 안에서 슬로건을 외치는 쪽이 더 용기가 필요한 건가요?


신바시역 앞 같은 야외라면 저 이외에도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렇겠네요. 선거기간이나 때때로 총리까지 나서서 가두연설을 하니깐요.


그러니깐 주변 사람들의 이해를 얻기 쉽지만 그 날 코리야마에서는 백 명 정도 동지제군이 모인 가운데 주변엔 애니메이트에 뭔가를 사러 오신 손님들이 있고 더욱이 가게 건너편에는 그 수보다 더욱 많은 통행인, 그리고 외국인 강사...


-상황이 끝내주네요(웃음)


그런 사무용 건물에서 외치는 사람은 위험해 보일 것 같아서 무척 두근두근거렸고 저로서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이건 적성음악이다!

-그 외국인 강사 앞에서도 거뜬히 틀었던 싱글 <来たれ!暁の同志> 말인데요, 그런 오케히트2를 연타하면서 "Ho! Ho!" 구호를 마구 외치는 유로비트는 20년 만에 들어봐서 꽤 흥분했어요(웃음)

유로비트는 제가 처음으로 빠지게 된 음악이에요. 인기곡은 잘 모르겠지만 음악은 듣고 싶어져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지 고민했던 초등학생 시절에 아버지의 카 스테레오에선 대체적으로 디스코나 유로비트, 그런 버블 세대 느낌이 드는 음악이 흘러나왔어요.(웃음) 그걸 들었을 때 "오, 이거 좀 즐거운데." 이런 생각을 했죠. 그래서 처음 샀던 CD도 <Cyber TRANCE> 시리즈나 <SUPER EUROBEAT> 시리즈였던가 볼륨 100 중에 하나였을 거에요.

-우에사카 씨와 유로비트는 좀 의외로 느껴지는 조합인 것 같아요. 당시 유로비트는 갸루 문화, 양키 문화3와 접해 있었잖아요?

그래서 사춘기가 찾아왔을 때엔 근육소녀대나 서브컬쳐를 동경하게 된 뒤로 "갸루는 적이다!" "이런 갸루가 춤이나 추는 음악을 들으면 안 돼!" "이건 적성음악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어버렸죠.(웃음)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런 중2병도 약간 쾌유를 보이게 되었어요. "서브컬쳐니깐" "서브컬쳐가 아니니깐" 이런 이유로 대상을 분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어서 "유로비트 같은 들뜨는 음악도 나의 일부였지"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째 "먼 곳을 바라보며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다"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어요(웃음) 스물둘이시잖아요?

흐흐흐흐흐(웃음) 한동안 듣지를 않아서 이번에 노래를 받아보았을 때 조금 옛날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요. 하지만 재회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지금 만나지 못했다면 한 십 년 동안 유로비트에 대한 응어리를 품고 있는 채 살았을 테니깐요.(웃음) 

"현실충실파가 들으니깐" 피하는 괴로움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에사카 씨에겐 행운이 연속해서 찾아오네요. 4월까지 방송되었던 애니메이션 <호오즈키의 냉철>의 피치 마키 명의로 부른 <キャラメル桃ジャム120%>는 Stock Aitken Waterman4 취향이잖아요. 영국제 80년대 유로비트스러운데다가 <来たれ!暁の同志>는 이탈리아스럽고요. 90년대 Dave Rodgers5가 프로듀싱을 한 것 같은 고속 유로비트니깐요.

그렇네요. 하지만 초등학생 시절에 들었던 건 90년대 유로비트 쪽이어서 80년대 쪽은 역으로 신선하게 느껴져요. 사춘기에 접어들고서 서브컬쳐에 눈을 뜨고 80년대 아이돌 노래에 빠져서 당시의 유로비트를 접하게 되었거든요. 오기노메 요우코6 씨나 Wink7 같은 그 때의 아이돌 가수가 불러서 전 댄스음악이라기 보다는 아이돌 가요로 여겼어요. 그런 서브컬쳐 쪽으로 보고 있는 거죠. 반대로 그 시절 저에게 있어서 90년대 유로비트 같은 BPM이 빨라서 따라가지 못하는 곡은 모두 "현실충실파가 듣는 음악"으로 취급하고 있었죠.(웃음)

-하지만 지금은 그 "현실충실파 같은" 90년대 유로비트를 멋지게, 게다가 귀엽게 부르시잖아요? 인터넷에선 흔히들 "서브컬쳐 VS 현실충실파" "오타쿠 VS 현실충실파" 같은 대립구도를 곧잘 화제로 삼는 와중에 우에사카 스미레라는 사람은 어째서 "서브컬쳐 VS 현실충실파"라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을까요?

으음... 전에 CS에서 <렛츠고 영(レッツゴーヤング)>(1974~1986년 NHK 총합에서 내보낸 음악방송) 재방송을 보면서 알아차린 건데 80년대 아이돌 가요 같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사실 엄청나게 대중적인 거잖아요? 당시 (나카모리) 아키나8 짱은 지금의 인기 아이돌 가수 같은 존재였을 테고요. 그게 시대가 지나가면서 서브컬쳐 쪽으로 옮겨지게 된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알아차린 이후 "맛도 보지 않고 싫어하는 건 좋지 않은 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유로비트도 마찬가지에요. 다시금 들어보면 분위기가 생명인 것 같은 곡조도 알기 쉬운 멜로디도 순수하게 즐길 수 있어요. 게다가 어렸을 적에 들었던 음악도 지금은 "현실충실파가 들으니깐" 피하는 건 역으로 괴롭게 느껴져요.

역시 천재는 정말 대단해

-그 서브컬쳐 취미에 척을 두면서 오버 그라운드 콘텐츠도 소화해낼 수 있는 건 우에사카 씨다운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완전히 "현실충실파스러운 것"과 화해를 한 건 아니지만요. <来たれ!暁の同志>는 오이카와 (네코) 씨의 가사라서 즐겁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혹시 90년대 유로비트 같은 "♪올나잇으로 부기우기" 같은 분위기를 살리는 가사였다면...

-죄송해요! 그 가사 분위기가 안 살아요.(웃음)

어라!? 하지만 오이카와 씨 가사의 영향이 정말 커요. 오카베 (케이이치) 씨가 써주신 곡조는 정말 90년대 현실충실파스럽고 그게 "한밤중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계열"인데 노래하고 있는 건 항상 저와 비슷해요. 역시 "혁브로를 위한 곡"이니 그렇겠죠. 

-제목부터 <来たれ!暁の同志>니깐요.

하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혁브로를 위한 곡"과는 조금 달라요. 주목하게 하는 힘이 있고 알기 쉬운 멜로디와 잘 어울리고 알기 쉬운 가사를 써주셨거든요.

-"분명히 시간은 움직이고 꽃도 피어나" "나아가라 눈물을 닦고 이 꿈을 위해 모여라". 원래는 알기 쉬운 말을 쓰면 쓸수록 단순한 것밖에 노래할 수 없게 되는데요...

충실한 "혁브로를 위한 곡"이에요. "생산!" "단결!" "반억압!" 이런 슬로건까지 넣어주셨으니깐요. 제가 오이카와 씨를 알게 된 건 Wink가 계기였어요. 그 Wink가 부른 <淋しい熱帯魚>가 좀 관념적이랄까? 상상력을 환기하는 추상적인 가사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고 강력한 가사를 써주시다니. 전에도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七つの海よりキミの海> 대담) 역시 천재는 정말 대단해요.

들떠서 "컴 온!"이라고 외치는 재능

-우에사카 씨의 가수 경력은 바로 그 "혁브로를 위한 곡"으로 집약되는 것 같아 재밌어요. 다양한 작사가 분들이 독자적인 어휘를 구사해서 혁브로나 우에사카 씨를 이야기하는 단어를 자아내고 있잖아요. 모모이 하루코 씨는 아이돌 대중가요를 연상시키면서 러브송 형태를 띄는 <げんし、女子は、たいようだった。>를, 하타 아키 씨는 격정적인 <SUMIRE #propaganda>를 쓰셨고, 이번에 오이카와 씨는 단순한 비트에 잘 어울리는 단순한 단어로 투쟁가를 만드셨고요.

엄청난 천재 분들이 저를 위한 앤솔로지를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렇네요.(웃음) 그 "우에사카 스미레 앤솔로지"의 한 장이 될 <来たれ!暁の同志> 녹음은 어땠나요?

"처음에 나오는 "Hey! Hey! Come on!" 부분에서라도 힘을 내야 될 텐데." 이런 생각을 했죠.(웃음)

-그건 지금까지의 우에사카 씨 노래에 영어 가사가 극단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제목이야 <パララックス・ビュー>인데 코러스는 그걸 직역한 "시차"였기도 했고요.

맞아요. 그래서 "Hey! Hey! Come on!"이라는 가사를 처음 봤을 때엔 "헉, 영어가 들어갔잖아!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깜짝 놀랐어요. 일단 불러봤지만 역시나 "밝은 느낌"이 나오질 않아서...

-"컴온!"을 외치는 느낌이 나질 않았군요.(웃음)

"컴온!"이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역시 출신성분이 드러나는 거죠.(웃음) "태어났을 때부터 휴대폰 번호 저장한 친구가 오십 명 정도 있었어."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밝은 느낌"을 낼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싶어서요.  

상반되는 둘을 감싸내는 아트워크

-하지만 흐름상 기세 좋게 "컴온!"을 외치며 노래하면 역으로 깜짝 놀랄 것 같아요. 러시아어에 푹 빠져 있는 어학을 잘하는 사람이긴 해도 노래를 할 때엔 귀엽게 일본어 영어를 섞어가며 하는 게 우에사카 씨답달까요?

확실히 저 나름대로 낸 "컴온"이 좋다고 생각해요. 90년대 유로비트라는 당시 "양지의" 사람을 고무하고 선동하는 음악에 실려서 저 같은 "음지의" 사람들을 고무하고 선동하게 된 것이 <来たれ!暁の同志>, 혁브로를 위한 음악이니깐요(웃음) 그 상반하는 두 개가 혼재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재킷도 그렇게 만들었으니깐요.


-디자이너즈 리퍼블릭(デザイナーズ・リパブリック)이 만든 게임 <와이프 아웃(ワイプアウト)>(1995년작)의 그림을 오마쥬로 했죠?


<와이프 아웃>의 배경음악이 전부 테크노 쪽이었어요.


-아하. 90년대 댄스뮤직 속에서도 언더 그라운드 같은 존재였던 테크노라, 그야말로 Underworld9나 Orbital10의 곡을 썼던 <와이프 아웃>스러운 재킷으로 초오버 그라운드스러운 90년대 유로비트를 감싸는 조합인 건가요.


그래서 지금 저는 오버 그라운드도 언드 그라운드도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번에 입은 의상도 그래요. 레이서를 이미지로 했지만 이 의상의 형태를 만들어낸 건 원래 로리타 패션 상표 <BABY,THE STARS SHINE BRIGHT>에 있으셨던 분이니깐요.


-레이서와 로리타 패션은 척 보면 상반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떡하니 양립하고 있어요(웃음)



 

우에사카 스미레 네 번째 싱글 <来たれ!暁の同志>

펄 형제=청년만화

-첫 번째 커플링곡은 우에사카 씨도 팬인 펄 형제 콤비가 만들었어요. 사에키 켄조우 씨가 작사, 쿠보타 하루오 씨가 작곡·편곡을 맡아 <TRAUMAよ未来を開け!!> 만들어 냈는데 펄 형제의 팬이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는 (펄 형제가 했던 밴드인) 하루멘즈(ハルメンズ)에서 시작했어요. 토가와 (쥰) 씨가 부른 <レーダーマン>의 원곡이 있다는 말을 듣고 하루멘즈판 <レーダーマン>을 들었던 게 계기였죠.

-그럼 하루멘즈, 그 중에서도 펄 형제가 우에사카 씨를 끌어당긴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뭐라고 해야 될까? 청년만화 같달까...

-"청년만화"?

조금 직설적이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어딘가 픽션 같은 느낌이 들고 상당히 지적인 대학생 같은 분위기가 있달까요... 펄 형제를 알게 된 건 대학 생활이 끝날 무렵이었는데 "지금의 나와 딱 맞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완전히 푹 빠졌어요. 특히 <バカヤロウは愛の言葉>는 계속해서 들었죠. 곡이 만들어진 건 1980년대인데 저를 포함해서 지금도 분명히 시부야에 "말문이 막히고 말주변이 없는 사귐, 얼굴이 장난이 아닌 걸? 수술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어딘가 거짓스러워 보여도 보편적이면서 도회적인 멋진 느낌이 왠지 청년만화 같아 보여요.

-<TRAUMAよ未来を開け!!>에도 그런 청년만화 같은 인상이...

있죠. 지금까지 낸 싱글 곡들은 애니메이션 주제곡이도 해서 눈이 크고 소위 2차원스러운 캐릭터가 주인공이었던 같았지만 <バカヤロウは愛の言葉>나 <TRAUMAよ未来を開け!!>의 주인공은 그렇게 눈이 커다랗지 않잖아요.(웃음) 그렇게 애같아 보이거나 2차원 같아 보이지는 않는 정말로 청년만화에 나오는 여자친구. 그런 비율을 가진 여자애라고 생각해요.

사에키 켄조우가 지어내는 "그런 식의 "일본어""

-사에키 씨나 쿠보타 씨와 그 주인공상을 어떻게 접합했죠?

녹음을 할 때 사에키 씨와 쿠보타 씨가 와주셔서 그 때 이야기를 나눴어요. 게다가 두 분 다 지시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요." "그럼 이 곡은 어떤 식으로 부를까요" 이런 식으로 회의까지 참여해 주셨어요. 정말 대선배이자 베테랑이신 두 분으로부터 밴드 합류 제의를 받은 것 같았어요.(웃음)

-그럼 그 "우에사카 스미레 밴드" 회의 내용이랄까? <TRAUMAよ未来を開け!!>에 나오는 주인공상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글쎄요. 우선 대학교에 다니고...

-아, 대학생인가요?

"모순과 한숨이 섞인 전자서간(문자)" "솔직함이 생겨나도 비뚤어지는 건 언제나 미로" 같은 생각을 하는 건 대학생이니깐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회에 진출하면 "편지가 와봤자 재촉이나 사죄니 괴로워" 이런 식이 될 테니깐요...

-아하하하하(웃음) 대학교를 막 졸업한 우에사카 씨가 하는 말이니 묘하게 설득력이 사네요.

흐흐흐흐흐(웃음) 대학생은 마음 속의 여백 같은 게 좀더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아이는 도내 공학에 다니는 대학생이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매달 그렇게 많은 옷을 살 수는 없다고~" 이런 생각을 하고 문자도 그렇게 빨리 치지 못하고 그림문자도 그렇게 많이 쓰지 못하고 그리고...

-가사를 보아하니 남자친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있죠. "전자서간"을 주고받는 상대가 있으니깐요. 그리고 "○○할 것이어요" 같은 말을 해요. 실제로는 "○○할 것이어요"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그다지 없지만 이 아이는 어째 그런 식이죠.

-꽤 현실적인 삶이 그려지는 매우 평범한 도시생활인 같은데 그런 대사를 치는 건 픽션 느낌이 나는 게 청년만화 같다고 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사에키 씨의 가사 자체가 지적이면서도 왠지 픽션 같이 느껴지잖아요. 그런 점을 무척 좋아하고 청년만화 같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トラウマ"라고 카타카나를 쓰면 될 텐데 "TRAUMA"라고 알파벳을 쓰신 것도 그렇고 "ウラハラ(모순)"도 그래요. 한자나 히라가나로 쓰면 될 텐데 일부러 카타카나로 쓰시는 면이 송구스럽지만 지성을 느끼게 한달까요?

-"リボリューション(혁명)" "メタモルフォーゼ(변신)" "ノヴェル(소설)"도 그렇네요. "革命" "変態・変身" "小説"라고 해도 좋을 텐데 카타카나식 영어, 그것도 영어 발음에 가까운 카타카나를 고르는 게 상당히 의도적인데요?

맞아요. 이건 그런 식의 "일본어"에요.(웃음)

ANN 진행자는 모두 대단해

-그리고 통상판 한정 커플링곡은 타니야마 히로코 씨가 작사하고 정체불명 러시아인 Леснойпутешественник(례스노이브치 셰스토브니크)씨가 작곡·편곡을 맡은 <無限マトリョーシカ>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웃음)

-바얀(러시아식 아코디언)과 발랄라이카 음색을 다양하게 쓴 "The 러시아 민요"인데다가 초고속 버전으로 연주되잖아요. 그리고 그 정체불명 러시아인의 정체가 말이죠...

비밀이에요.(웃음)

-알겠습니다.(웃음) 작사를 맡은 타니야마 씨에 대해선 물어봐도 되죠?

네(웃음)

-우에사카 씨에게 있어서 타니야마 씨는 그야말로 펄 형제와 같은 위치에 있죠. 라디오 방송 초대손님으로 부르기도 하고 그 전부터 좋아한다고 공언을 하셨는데 팬이 되신 계기가 뭐였나요?

처음 들었던 건 <みんなのうた>에 실린 <まっくら森の歌>였어요. 그걸 듣고서 "무서워 엄마!"라고 말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네요.

-아, 타니야마 히로코 씨의 곡과 처음 조우했던 건 아직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던 때였던 건가요?

네. 아직 양친을 세계의 중심처럼 생각했던 적에 들어서 가사가 엄청... "곡은 푹신푹신 귀엽고 타니야마 씨의 노랫소리도 무척 귀여운데 왜 이렇게 무서운 거야! 잘 수가 없잖아!" 이런 생각을 했던 게 아마 타니야마 씨와의 첫만남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후에 사춘기적 자의식이 싹트면서 "<올나이트 닛폰(オールナイトニッポン)>(ANN) 역대 진행자 는 모두 대단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타니야마 씨도 전설적인 ANN 진행자 중 한 분이셨죠(웃음)

그래서 다시금 "타니야마 씨는 대단한 분이네"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歪んだ王国>라든가 <銀の記憶>라든가 90년대 앨범을 중심으로 타니야마 씨의 방대한 음반들을 되는대로 듣게 되었죠.

엄청 많이 죽은 것 같아요

-<無限マトリョーシカ>에 나오는 가사가 말이죠. 어떻게 보면 <まっくら森の歌>와 통하는 것 같은데...

엄청 무서운 그림책을 보는 것 같죠. "페이지 전체가 시커먼 그림책 같아" 이런 생각을 했어요.

-확실히 왠지 죽음의 냄새가 나네요.

게다가 엄청 많이 죽은 것 같아요(웃음)

-아하하하하(웃음) "그 숲 안 쪽에는 다양한 마트료시카"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숲"으로 불리는 마트료시카의 껍데기 안에는 무수한 동식물들이 있지만 모두 죽어있는 건가요?

"풀"도 "나무"도 "여우"도 "날다람쥐"도 죽어있죠. 이 가사 중에 생명이 존재하긴 하나?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고 봐요.

-"나(僕)"도 "영원을 찾아 여행을 떠났"고 말이죠.

맞아요. 이 "나"는 누구일까 하는 점도 신경이 쓰여요. 물론 저(私)는 아니지만 그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야기꾼인지 아니면 역시 "숲"에 "마트료시카"처럼 감싸인 생물인지... 러시아 신화와 민화는 이런 식으로 부조리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꽤 많은데 거기에 더해서 타니야마 씨의 취향이 반영되면서 엄청 멋진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 하지만 이 노래를 부른 이후로 마트료시카가 너무너무 무서워졌어요. 집에 장식해둔 마트료시카 안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는 것 아닌가 하고요.

-<まっくら森の歌>를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들지 못할 정도로 끝을 모를 공포를...

느끼고 있죠(웃음)

스미페가 알려주는 <2.11. 제1회 혁브로 총결기집회>를 만드는 방법

-여기서부터는 <来たれ!暁の同志>와 동시발매된 공연 Blu-ray / DVD <실록 2.11. 제1회 혁브로 총결기집회>에 대해서 여쭤볼까 하는데요, 오디오 코멘터리를 들었어요. 우에사카 씨와 프로듀서 씨가 말하길 "나탈리에서 쓴 결기집회 보고서는 이상한 곳을 보고 쓴 것 같다"라고요?(웃음)

죄송합니다...

-저희에겐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에요! 그러니 그 이상한 공연 보고서 (참조: 에사카 스미레 눈물겨운 "성지" 흥행에 <근육맨> 제20권을 배포하다)를 인용하며 그 날 있었던 뒷이야기나 우에사카 씨가 생각하는 총결기집회, 공연이란 어떤 것인지 여쭤볼게요.

네!

-그럼 우선 공연 시작 전부터. 

스네이크맨 쇼11가 부른 <사쿠사카와 모모나이의 안녕하신지요 원 투 쓰리(咲坂と桃内のごきげんいかがワン・ツゥ・スリー)>, 마나베 치에미12가 부른 <ねらわれた少女> 영화 <Mr.BOO!>의 주제가이며 사뮤엘 호이13가 부른 <半斤八両> 게임 <파쿠만>을 플레이할 때 나오는 음성 등을 개장 배경음으로써 흘러나오는 선플라자에 모인 우에사카 팬, 통칭 "동지"가 2200명.

-결기집회의 개성 중 하나가 개장 배경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보고서 기사를 리트윗해 주신 동지 분들 중에서도 배경음에 대해 언급하신 분들이 꽤 있었어요.

그건 전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아이팟에 넣은 곡들 중에서도 최우선으로 설정해 놓았거나 재생횟수가 많았던 곡들이에요.

-스텔라볼에서 했던 결기집회(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피바다로 변한 스텔라볼에서 토쿄온도를 추다) 때 내보냈던 모르스 신호나 츠루타 코우지14판 <同期の桜>도요?

그 때 내보냈던 건 제 아이팟에 있는 곡은 아니지만 "이런 게 좋아요" 같은 요청은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신경쓰이는 게 우에사카 스미레가 생각하는 개장 배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건데요, 어째서 그런 선곡을 한 거죠?

선곡하는 데에 의미를 전혀 부여하지 않아요(웃음) 뭐라고 해야 되려나? 남의 아이팟을 보는 게 재밌잖아요. 비일상적이랄까?

"비일상"이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고 자신의 아이팟에 들어있는 곡을 들을 때엔 어디에서 듣건 간에 사적인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지제군 중 많은 분들이 자신의 구역, 자신의 공간을 지키며 결기집회에 와주시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공연장에 들어와서 이어폰을 빼는 순간에 생판 남인 저의 아이팟에 들어있는 곡이 흘러나온다면 평소 느끼는 자신의 공간과는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 데다가 "어째 잘 모르는 곡이 흘러나오네!"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결기집회 = 우에사카 스미레의 세계에 어서오세요" 이런 의미가 들어간 건가요?

멋지게 말하면 그렇게 되겠죠(웃음)

무대 맨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 투영된 선동영상과 함께 <無窮なり趣味者集団>이 흘러나온 뒤 스크린이 걷히자 그 곳엔 앨범 <혁명적 브로드웨이주의자 동맹> 표제곡의 애니메이션 홍보영상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나온 우에사카가 있었다. 공연 시작 전 기자회견에서 "요즘 들어 "나카노"라는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긴장을 했어요."라고 말했었지만 도입부가 시작되자 "여기가 성지다! 동지제군"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노래를 풍부한 호소력으로 소화해내면서 "총결기집회를 시작했다.

-사실 여기에서 주목해 주셨으면 하는 점은 이 후의 전개에 대해선 아무 것도 쓰지 않았던 점이에요. 어쩔 수 없었던 게 이 날 우에사카 씨는 강하게 나왔잖아요. 여섯 번째 곡인 <すみれコード>까지 진행도 그렇지만 신곡을 중심으로 단숨에 곡을 이어나가셨어요. 그래서 좋은 의미에서 특징을 잡아 쓸 만한 것이 없었어요. 그저 멋지게 부르고 있다는 말밖에는요.

이런 곡 배치를 한 건 데뷔 발표 1주년 총결기집회였기 때문이었어요. 우선 "혁브로"란 무엇인가를 야무지고 확실하게 보이고 싶었어요. "혁브로"는 역시 음악 위에서 성립된 집단이니깐 체력이 버텨주는 동안 처음 부르는 신곡을 많이 선보이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죠.

-처음 선보이는 곡을 공연 초반부터 불렀는데 긴장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나 긴장되는 것들은 빨리 마치고 싶어하는 성격이라 쉬웠던 것 같아요. 이런 곡 배치를 하게 된 건 "긴장을 타기 전에 빨리 신곡을 해치우자" 이런 속셈도 있었고요.(웃음)

-옛날부터 그런 성격이었어요? "우에사카 양"은 출석번호가 빠를 것 같은 성이긴 한데요.15

맞아요. 언제나 출석번호는 거의 5번 정도였는데 그게 잘 된 거죠. 예방접종이나 신체검사 같은 것도 처음엔 싫어했지만 되도록 빨리 마치고 싶었어요. 우선 "안도우 양"이나 "이노우에 양"을 척후로서 출격시킨 다음 동태를 살피며 양호실에 들어가는 게 무척 좋았죠(웃음)

공연 초반부터 마네킹으로 변장해 전신을 타이츠로 감싼 댄서와 무대 뒤에서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비춰진 애니메이션과 훌륭한 싱크로댄스를 선보인 <テトリアシトリ>나 아방갸르드에서 만든 <すみれコード>를 내보낸 뒤 우에사카는 일단 무대에서 물러났다.


-댄서가 결기집회 무대에 올라오는 것 자체가 작년 4월 토쿄 키네마 클럽에서 했던 결기집회(참조: 우에사카 스미레, 황금연휴 결기집회에서 열창&복화술을! 사교댄스도) 이후 처음이네요.


그 전설적인...(웃음)


-우에사카 씨가 무대 옆으로 빠진 뒤 어째 사교 댄스 페어들이 나타나 진지하게 댄스 스포츠를 선보였던...(웃음) 어째서 이번엔 "제대로" 댄서들과 함께 추게 되었나요?


그냥 선플라자 무대가 지금까지 결기집회를 했던 공연장보다 넓었기 때문인 것도 있고 곡 배치하고 같은 이유 같은데 역시 "총결기집회이니깐"이죠. 뭔가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안무를 맡은 Yumiko 선생님이 댄서팀 분들을 데리고 와주셨어요. 그런데 사실 이 댄서 분들이 엄청난 미녀 분들뿐이셔서...


-마지막엔 체조복이나 정장으로 갈아입긴 했지만 처음엔 전신에 검은 타이츠를 입으셨죠(웃음)


그게 정말 죄송스러워서... "분명히 미움 받았을 거야"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하지만 댄스는 상당했어요. 싱크로가 필요한 곳은 확실히 싱크로시키면서도 <キャラメル桃ジャム120%>는 애니메이션 <호오즈키의 냉철>의 피치 마키의 설정을 따라서 활짝 웃으면서 온 힘을 다해 추시는 와중에 우에사카 씨 본인만 의욕이 확 꺾인 콤비네이션을 보이기도 했죠.


고맙습니다(웃음) 선플라자를 상정해서 커다란 연습실에서 연습을 한 게 두 번뿐이었는데 레슨 자체는 혁브로를 창립한 후 일 년간 계속 이어져 왔거든요. 그래서 잘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분홍색 깅엄체크 무늬 블라우스와 "멘코16"수류탄" "저작권을 무시하는 가면" "꼬리" 등을 달아놓은 "나카노식 스커트"로 갈아입고 무대에 다시 올라온 우에사카는 자칭 "황당무계"한 코너 <우에사카 스미레의 멀어서 미안해요>를 시작했다. "여러분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한 뒤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말한 우에사카는 다시 무대를 이탈했다. 카메라와 함께 홀 바깥쪽 복도에서 객석을 향해 나아갔다  


도중에 나폴리탄 스파게티 포장지를 줍는 등 이색적인 모험을 펼치면서 2층 객석 가장 안쪽과 1층 객석 가장 안쪽에 도착한 우에사카는 스스로 선택한 갖가지 아이템을 동지 제군에게 선물했다. 만화 <근육맨> 20권이나 <돈 드라큘라17> 2권 등을 동지 제군에게 나눠주며 뽑기용 캡슐을 객석에 던지기도 했다. 게다가 우에사카의 브로마이드를 모아놓은 앨범을 가지고 있는 동지를 발견하자 비어있는 쪽에 에가시라 2:5018가 그려진 엽서를 넣고서 "완성을 축하드려요!"라며 앨범이 꽉 찬 것을 축복했다.


저, 뭔 짓을 한 거죠?


-우에사카 씨가 모른다면 저희도 모르죠(웃음) 그래도 키네마 클럽에서 사교댄스를 춘 것도 그렇고 결기집회에서는 항상 음악 외의 기획도 펼쳐지면서 그게 커다란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어쩌다가 이런 구성을 선택한 거에요?


데뷔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엔 노래가 너무 없었기 때문에 음악만으로는 시간을 벌 수가 없었어요.(웃음) 그래서 곡 대신에 모종의 기획 코너를 준비했는데 동지제군들이 호평을 해주셨고 저도 꽤 즐거웠기 때문에 그대로 이어지게 되었거든요. "선플라자에서 총결기집회를 할 거에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저도 스태프 여러분도 "기획 코너는 당연히 할 거죠?" 이런 분위기에 휩싸였죠.


-그런 선플라자 객석을 누비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거에요?


선플라자는 커다란 공연장이니 제가 공연을 보러 갔을 때에도 "역시 2층석은 멀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진행 때 말했던 것처럼 정말 먼 자리에 앉으신 동지제군의 얼굴도 "확실히 기억한 뒤 돌아가고" 싶어서 "2층석에 가보고 싶어요"라고 스태프 분들께 부탁드렸어요.


-그리고 가장 궁금한 건 이건데요, 어째서 <근육맨> 20권이었죠?


트위터에서도 나탈리 보고기사 링크를 걸면서 썼는데요, 속표지에 아수라맨이 그려져 있어요...


-그 트윗을 읽었을 때 "이게 이유야? 추천하고 싶은 만화는 1권부터 줘야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하지만 <근육맨>은 엄청 유명한 작품이니 동지제군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럼 그 동지는 20권을 가지고 있을 텐데요...


앗! 그럼 동지제군에게 "내가 좋아하는 단행본은 이것!"이라고 알려드리고 싶었다는 걸로... 


-알겠습니다. (웃음)


-그리고 <우에사카 스미레의 멀어서 미안해요> 후엔 또다시 강력한 공연이 펼쳐진 뒤 앵콜 공연에 들어갔는데요.


맹렬한 "스미페" 연호에 응한 우에사카는 지금까지 입은 모든 공연용 티셔츠를 통틀은 티셔츠&스커트, 또한 판매상품이었던 반다나를 재활용한 벨트, 양말 무늬를 응용한 손목띠를 두르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동지제군! 아 아니지 오빠, 앵콜 공연 시작할 거에요!"라고 말한 뒤 애니메이션 <아빠 말 좀 들어라!>에서 자신이 목소리를 담당했던 등장인물 타카나시 소라의 노래 <ソライロ>를 부르기 시작하자 객석에 동맹의 로고가 그려진 커다란 풍선 세 개가 투하되었다. 우에사카와 1층석 동지제군이 그 풍선을 토스하면서 옮기는 도중에 터지자 안에서 로고가 들어간 작은 풍선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며 앵콜 공연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결기집회에서 앵콜공연을 준비한 건 처음이죠?  


네. 앵콜공연에서 공연용 티셔츠를 입는 게 좋아보여서 이런 구성을 만들었어요.(웃음) 가수 분들은 앵콜공연에 들어가면 조금 헐렁한 느낌이 드는 공연 티셔츠를 입고서 씩씩하게 무대에 나타나잖아요? 그걸 보고서 "멋진 걸? 해보고 싶어"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무대에서 물러난 뒤 앵콜이 들려서 안심했어요(웃음)


-"이제 공연 티셔츠를 입고서 씩씩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구나!" 이러셨군요(웃음) 앵콜이 들렸을 때 실제로는 어떤 생각을 했어요?


깜짝 놀랐어요. 좀더 나와줬으면 하고 바라는 데다가 그래서 나오면 기뻐할 거라니... 모두들 방금 전까지 실컷 봤을 텐데 말이죠.(웃음)


그 후 우에사카는 자신과 동지제군의 집단 <혁명적 브로드웨이주의자 동맹>의 슬로건인 "생산!" "단결!" "반억압!"을 동지와 함께 삼창했다. 계속해서 수십 명에 달하는 "관계자 제군"을 무대에 올린 뒤 이 날 공연의 마지막 곡인 <혁명적 브로드웨이주의자 동맹>을 소리 높여 불렀다. 그리고 2200명과 함께 마무리 인사, 러시아어로 "만세"를 뜻하는 "Ура!"를 삼창한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무언가 무너진 것처럼 울어버렸다. 그러자 동지제군이 앵콜을 외쳤을 때와는 달리 따뜻한 "스미페" 연호가 보내져 왔다.

그 소리에 울다가 웃은 우에사카는 "정말 모두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오늘 같은 날을 맞이하게 되어서 기뻐요." "혁브로 동지로서 잘 부탁드려요!"라고 말하며 머리를 깊숙이 숙인 뒤 "해산"이라고 외치며 감동과 함께 "성지"에서의 총결기집회를 마무리했다. 


-이 집회 막바지에 "관계자 제군"과 함께 선보인 <혁명적 브로드웨이주의자 동맹> 이후 펼쳐진 일이 정말 감동적이었용.


감사합니다.


-하지만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째서 아까까지 <근육맨>을 나눠주며 돌아다니던 사람을 보고서 감동을 먹고 있는 거람?" 이런 식으로요.


아하하하하(웃음) 이번 공연에서는 스크린을 함께 사용해서 거기에 스태프롤이나 감사를 드리는 분 명단을 표시할 수 있었지만 모처럼이고 하니 저를 받쳐주시는 모든 분들을 동지제군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 스태프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단체감, 동아리 활동을 하는 느낌에 감동을 먹은 것 같아요. 우에사카 씨가 리더인 "우에사카팀", "혁브로 동아리"가 승부수로서 성공 뒤에 자리잡고 있었달까요?


아, 아마도 그 반대일 거에요. 저 같은 학생 한 명이 엄청 스파르타식이지만 멋진 선생님 스무 명에게 둘러싸인 것 같아요.(웃음) 기획사 분들도 그렇지만 소속사 분들도 그렇고 댄서 분들도 분장 담당 분들도요. 저에게 선생님이 이렇게 잔뜩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고 알아주셨으면 햇어요.


-그리고 나서 총결기집회 하이라이트는 "Ура!" 삼창이었죠. 삼창을 끝낸 순간 울어버린 건 좀 작위적이다 싶을 정도로 명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다시금 영상을 봤을 때 "오히려 지금까지 잘도 참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러고 보니 공연 중에 "울지 않았다고요"라고 거듭 말하셨죠?


선플라자에서에서 총결기집회를 하게 된 것도, 그렇게 많은 동지제군이 모여준 것도, 처음부터 감동을 마구 먹고 있었지만 드디어 끝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게 된 것 같아요. 긴장이 풀리면 감기에 걸리는 타입이거든요.(웃음)


 -아하하하하(웃음) 총결기집회 같은 커다란 무대를 감동스럽게 마무리하고 나서 공연에 대한 생각이 바뀌거나 했나요?


도중에 포기하거나 하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이건 결기집회에 한정지어서 이야기할 게 아니지만 일단 해보자 같은 생각을 더욱 강하게 하게 된 것 같아요.


-확실히 총결기집회도 그렇고 그 후 공개 프로파간다도 그렇지만 우에사카 씨는 넘어질 것 같아도 절대 지지 않는, 아예 굴러가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처럼 보여요.


그런 의미에서 저로서도 엄청 충실한 공연을 펼쳤단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깐 넘어지면서도 끈기 있게 우직하게 노력을 할 수 있는 건가 하고요.(웃음)


http://natalie.mu/music/pp/uesakasumire04

  1. 일본의 민속학자. "일본인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https://ja.wikipedia.org/wiki/%E6%9F%B3%E7%94%B0%E5%9C%8B%E7%94%B7 [본문으로]
  2. 오케스트라 히트라 불리는 샘플링 음원의 일종. Afrika Bambaataa라는 밴드가 이 음원을 사용해 만든 <Planet Rock>이라는 곡이 유명하다고 한다. https://ja.wikipedia.org/wiki/%E3%82%AA%E3%83%BC%E3%82%B1%E3%82%B9%E3%83%88%E3%83%A9%E3%83%AB%E3%83%BB%E3%83%92%E3%83%83%E3%83%88 [본문으로]
  3. 둘 다 깡패. [본문으로]
  4. 영국의 음악 프로듀싱팀 https://ja.wikipedia.org/wiki/%E3%82%B9%E3%83%88%E3%83%83%E3%82%AF%E3%83%BB%E3%82%A8%E3%82%A4%E3%83%88%E3%82%AD%E3%83%B3%E3%83%BB%E3%82%A6%E3%82%A9%E3%83%BC%E3%82%BF%E3%83%BC%E3%83%9E%E3%83%B3 [본문으로]
  5. 유로비트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을 받는 이탈리아 작곡가 https://ko.wikipedia.org/wiki/%EB%8D%B0%EC%9D%B4%EB%B8%8C_%EB%A1%9C%EC%A0%80%EC%8A%A4 [본문으로]
  6. 1980년대 일본 가수이자 배우. https://ja.wikipedia.org/wiki/%E8%8D%BB%E9%87%8E%E7%9B%AE%E6%B4%8B%E5%AD%90 [본문으로]
  7. 1980년대~9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2인조 가수모임 https://ja.wikipedia.org/wiki/Wink [본문으로]
  8. 1980년대 일본 아이돌 가수이자 배우 https://ja.wikipedia.org/wiki/%E4%B8%AD%E6%A3%AE%E6%98%8E%E8%8F%9C [본문으로]
  9. 영국의 일렉트릭 그룹. 많은 영화와 방송의 배경음악을 만들어냈으며 2012 런던 올림픽 행사에도 참여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Underworld_(band) [본문으로]
  10. 영국의 일렉트릭 댄스 음악을 주로 다룬 밴드. https://en.wikipedia.org/wiki/Orbital_(band) [본문으로]
  11. スネークマンショー 일본의 광고 창작집단 겸 라디오 진행 겸 콩트를 해온 팀. https://ja.wikipedia.org/wiki/%E3%82%B9%E3%83%8D%E3%83%BC%E3%82%AF%E3%83%9E%E3%83%B3%E3%82%B7%E3%83%A7%E3%83%BC [본문으로]
  12. 1980년대에 주로 활동했던 일본의 가수이자 배우이자 모델 https://ja.wikipedia.org/wiki/%E7%9C%9F%E9%8D%8B%E3%81%A1%E3%81%88%E3%81%BF [본문으로]
  13. 타이완 출생이며 홍콩 시민인 배우 겸 가수. 원래 이름의 한국식 발음은 허관걸 https://ja.wikipedia.org/wiki/%E3%82%B5%E3%83%9F%E3%83%A5%E3%82%A8%E3%83%AB%E3%83%BB%E3%83%9B%E3%82%A4 [본문으로]
  14. 일본의 배우이자 가수 https://ja.wikipedia.org/wiki/%E9%B6%B4%E7%94%B0%E6%B5%A9%E4%BA%8C [본문으로]
  15. 일본 글자는 아이우에오로 시작하므로. [본문으로]
  16. 일본식 딱지 https://ja.wikipedia.org/wiki/%E3%82%81%E3%82%93%E3%81%93 [본문으로]
  17. 테즈카 오사무 작가의 작품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드라큘라를 코믹하게 그려냈다. https://ja.wikipedia.org/wiki/%E3%83%89%E3%83%B3%E3%83%BB%E3%83%89%E3%83%A9%E3%82%AD%E3%83%A5%E3%83%A9 [본문으로]
  18. 일본의 개그맨. 자세한 건 검색하면 안다... [본문으로]